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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울음 꾹 참은 文대통령 “어린이 안전 보호에 최선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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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민식이 엄마’ 질문에 답변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고(故) 김민식 군 부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어린이 안전’과 관련, “스쿨존(School Zone·어린이 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스쿨존 전체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부터 MC 겸 가수 배철수씨의 사회로 MBC(문화방송)에서 100분 간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 같이 밝혔다. 국민과의 대화는 문 대통령이 ‘국민 패널’로 참석한 300명 중 발언권을 얻은 사람과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문답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첫 번째 질문자로 선정된 고(故)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씨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을 지적하며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라는 공약을 꼭 이뤄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씨는 질문 내내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였다. 김군은 지난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 이후 국회에서는 스쿨존 내에서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하는 ‘민식이법’이 발의됐다. 그러나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 역시 박씨의 발언이 이어지는 내내 울음을 꾹 참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용기를 내 참석해 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게끔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것은 지난 5월 9일 KBS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한 후 6개월 만이다.

세계일보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故 김민식군의 아버지(왼쪽 두번째) 등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부모들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다음은 문 대통령과 박씨의 일문일답.

-저는 지난 9월10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로 아들 하늘의 별로 보낸 엄마 박초희다. 저희는 대통령님께 부탁 드리러 왔다. 이 자리에는 아이를 잃고 지켜달라고 외치는 태호, 해인이, 하준이 부모님이 와 있다. 저희 유족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다시는 이런 슬픔 안생기게 막아달라 외쳤고, 기자회견을 수도 없이 했다.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 만들었는데 단 하나도 통과 못하고 계류 중이다. 스쿨존에서 아이가 차량에 치어 사망하는 일 없어야 한다. 놀이공원에서도. 아이가 다치면 빠른 안전조치를 취하는 게 당연한 사회가 돼야 한다. 안전한 어린이 통학버스도 바람이다. 대통령이 공약하셨다.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 2019년에는 꼭 이뤄지길 약속 부탁드린다.

“질문이라기 보다 대통령에게, 나아가 우리 사회 모두에게 드리는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 전한다. 부모님들이 슬픔에 주저앉지 않고 다른 아이들은 그런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아이들 생명 위한 여러 법안들을 아이들의 이름으로 제안들을 해주셨는데, 국회에 법안이 계류중에 있고어서 아마 많이 안타까워 하실 것 같다.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법안들이 통과되게끔 노력해 나가겠다. 한편으로는 우리 민식이 같은 경우 스쿨존의 횡단보도에서, 그것도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 바로 앞에서 빤히 보는 가운데 사고가 났기 때문에 더더욱 가슴이 무너질 것 같은데. 어쨌든 스쿨존 횡단보도는 말할 것 없고, 스쿨존 전체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 오늘 용기있게 참석해 주신 데 감사드린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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