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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조회수=돈…막말·혐오로 돈벌이 혈안된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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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키우는 사회<中>

女·지역·외국인 등 특정집단

혐오 조장하는 콘텐츠 성행

워크 TV 등은 혐한·역사왜곡

구독자 28만, 월수입 1000만원 이상

조회수 1000회당 1달러 수익

이익 높이려 썸네일·제목에

자극적·선정적 혐오표현 사용

"정부·기업 함께 일벌백계해야"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한국 여자들 7달러에 몸을 팔게 될지도', '전라도는 왜 맨날 저래?'(유튜브 동영상 제목)


혐오가 사고 팔린다. 특정 집단을 부정하는 혐오 콘텐츠는 주요 소비트렌드로 각광받으며 이른바 '혐오산업'으로 불릴만큼 성장하고 있다. 혐오가 어떻게 돈이 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다. 유튜브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들이 성행하고 있다. 유튜브 상의 콘텐츠들이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와 우리사회의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구글(유튜브 포함)에 시정을 요구한 혐오 표현 등 불법ㆍ유해정보는 2015년 3141건에서 2016년 5024건으로 늘었다. 방심위원 임기 만료로 7개월간 심의ㆍ의결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탓에 2017년 1947건으로 줄었지만 2018년에는 5195건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여성, 특정 지역 출신, 외국인 등 특정집단을 향한 혐오와 모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뉴스를 언급하며 한국 여성을 비하한 한 30대 유튜버가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여자들이 베네스엘라 여자들처럼 단돈 7달러(약 8189원)에 몸을 팔게 될지도 모른다"며 가짜뉴스를 전파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썼다.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이 30대 유튜버는 논란이 된 동영상으로 오히려 유명세를 탔고 구독자가 24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이 영상을 직원에게 소개한 한 화장품회사의 회장은 논란 끝에 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워크TV(WWUK TV), KO TV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부 유튜브 채널들은 노골적으로 한국인 혐오, 역사왜곡 콘텐츠를 제작해 활동하고 있다. 유창한 일본어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은 일본 극우의 시각으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중계한다. 구독자가 28만명에 이르는 워크TV의 경우 한달 평균 1000만원을 버는 것으로 추정된다.


혐오가 돈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버의 수입은 시청자의 유입과 직결된다. 유튜브에는 영상 재생 전이나 중간, 후, 재생 중 여러 방식으로 광고가 붙는다. 영상의 길이나 독자 수 등에 따라 광고 수익은 다르지만, 조회수 1000회당 1달러(약 1170원) 정도의 수익을 낸다고 본다.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해서는 영상 내용과 첫 인상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 썸네일이나 제목만 보았을 때 영상을 클릭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유튜버는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쫓아간다. 사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혐오 콘텐츠가 생산되는 배경이다. 유튜브는 혐오 콘텐츠에 발을 들이면 지속적으로 비슷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도 가지고 있다. 마정미 한남대 정치언론학과 교수는 "사용자가 유튜브 상에서 시간을 최대한 쓰도록 붙들어 매는 것이 유튜브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의 특성"이라며 "사용자의 확증편향(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사고방식)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유튜브의 문제 콘텐츠에 대응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네이버ㆍ다음과 같은 국내 인터넷 포털업체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참여해 가짜뉴스에 제재 조치를 내리고 있다. 해외 기업인 유튜브는 자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돼 국내 업체와 같은 처분을 내리지 않는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 표현에 대해선 동영상 플랫폼기업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기관과 기업이 함께 추적해 일벌백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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