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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조이고 차단하고'…홍콩 시위대, 경찰 작전에 고립무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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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안에 100~300명 고립된채 경찰과 대치중

400명 체포, 부상자 속출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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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홍콩이공대에서 진압작전 시작 후 경찰과 시위대 간 대치가 24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400명이 체포되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이 철저하게 학교를 봉쇄하고 탈출자들을 체포하고 있는터라 캠퍼스 내부에 고립돼 있는 시위대들이 오래 버티기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19일 홍콩 및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까지도 홍콩이공대에서는 경찰과 학생 시위대 간 대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이공대를 포위하고 있는 경찰 병력은 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날 새벽부터 홍콩이공대 시위대 진압작전을 펼치고 있는 경찰들은 캠퍼스 안에 있는 시위대들이 학교 밖으로 달아나지 못하도록 고립시킨 채 이들을 체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수십명의 일부 시위대들은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학교 밖으로 탈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포위망을 좁히는 경찰에 체포되거나 학교 캠퍼스 안에서 고립된채 대치하고 있다.


데렉 류 홍콩이공대 학생회장은 이날 오전 캠퍼스 내 남아 있는 시위자 수를 300명 가량으로 추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캠퍼스 안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위대 수를 100명 정도로 추산했다.


시위대들이 적절한 치료 없이 캠퍼스 안에 24시간 넘게 고립된터라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새벽 약 40명의 부상을 입을 학생 시위대들은 치료를 위해 학교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허용됐지만 이들은 치료 후 다시 체포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찰측은 "경찰과 대치하지 않고 항복한 시위대들은 관대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모든 시위 가담자들은 법에 따른 처벌을 받게될 것"이라고 시위대들을 압박했다.


전날 밤 10시에도 116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현장에 나가 있는 적십자사는 밤 사이 부상당한 학생 6명 이상을 캠퍼스 밖으로 대피시켰으며 이들 대부분은 골절, 화상, 피부 괴사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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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금까지 이공대에서 체포한 시위자 수는 400명에 달한다. 학교 안에 남아있는 시위대들은 결사항전의 의지로 맞서고 있는데 CNN을 통해 공개된 캠퍼스 안 사진에는 가스통으로 만든 임시 폭탄들도 목격됐다. CNN은 실제 실행 가능한 폭발장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시위대들은 이를 경찰과 대치하는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밤 사이 이공대 인근인 침사추이에 모인 수천명의 시위 지지자들이 경찰의 포위망을 뚫으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최루탄과 가솔린폭탄이 터지는 등 경찰과 시위대 간 무력충돌도 있었다. 특히 이공대 정문이 있는 도로는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격렬한 상태다. 푸른 염료를 뿌리는 물대포와 최루가스도 등장했다.


시위대는 교내에 먹을 것이 부족하고 부상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도주의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국제사회를 향해 시위대가 처한 '인도주의 위기'를 강조하면서 "우리의 미래 세대인 시위대가 유혈 사태 끝에 진압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시위 목격자들은 학교 안에 갇혀 있는 시위대들의 상황이 점점 절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취임식을 앞둔 홍콩의 신임 경찰청장 크리스 탕은 "폭력에는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 상태다. 탕 신임 경찰청장은 오전 취임식에 앞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의 힘 만으로는 도시의 유례없는 사회불안을 끝낼 수 없다며 홍콩 시민들의 지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찰이 통제불능이고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폭력이 있을 때에만 무력을 사용한다. 많은 경찰들이 잔인하게 공격 받았다. 군중을 억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겨누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홍콩사태에 대한 우려 입장과 당국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해 강제 진압이 이뤄진 것과 관련해 홍콩의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 심화에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이 자유 측면에서 홍콩 시민들에 대한 약속을 존중해야 하고 대중들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향해 정부의 책임감을 높이려면 시위 관련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개시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이날 독일, 영국 정부도 홍콩 사태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구체적인 조처가 취해질 것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홍콩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의 목소리를 내정간섭으로 보고 자제를 촉구하고 간섭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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