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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송크라신 J리그 뛰는데 꽝하이 왜 안돼?” 박항서 감독의 돌직구 화법 [하노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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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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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노이(베트남), 서정환 기자] 박항서(60) 감독이 돌직구 화법으로 태국 기자들을 제압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딩국립경기장에서 숙적 태국을 상대로 월드컵 2차예선을 치른다. 베트남과 태국은 18일 미딩국립경기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소화했다.

태국기자들은 18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을 집중 공격했다. 태국기자들이 전날 베트남의 훈련을 취재하려다 거절을 당했기 때문에 앙금이 쌓였다. 한 태국기자는 박 감독에게 “어제 왜 훈련을 공개하지 않았느냐?”고 성토했다.

이에 박항서 감독은 “원래 축구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전력노출을 할 수 있는 훈련을 공개하지 않는 일이 많다. 다른 국가의 대표팀에서도 다들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FIFA룰에 따르면 박 감독의 비공개 훈련진행은 전혀 문제가 없는 부분이다.

또 다른 태국기자는 “태국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박 감독은 “내일 전력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받아쳤다.

태국기자들은 집요했다. ‘태국의 메시’라 불리는 차나팁 송크라신(24, 콘사도레 삿포로)이 일본 J리그서 수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태국기자는 “베트남 최고스타 응우옌 꽝하이(22, 하노이FC)에게 J리그 팀들의 러브콜이 있다”며 “꽝하이가 일본에서 뛸 실력이 있느냐?”고 박 감독에게 물었다.

박항서 감독은 “태국의 송크라신이 일본에서 뛰는데 베트남의 꽝하이가 왜 안되나? 이 자리에서 밝히지만 스페인 프로리그에서도 꽝하이에게 오퍼가 여러번 있었다”고 밝혔다. 태국기자의 기를 죽이는 동시에 베트남 최고스타인 제자의 자존심을 세워준 셈이다.



반면 한국 취재진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박항서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멀리 한국에서 취재진이 오셨다. 한국기자들이 알아 들을 수 있도록 통역이 한국어로 질문을 통역해도 양해해달라”고 사전에 이해를 구했다.

덕분에 한국취재진은 베트남어, 태국어, 일본어, 영어, 한국어까지 무려 5개 국어가 난무한 ‘글로벌 기자회견’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 후 일일이 한국기자들의 손을 잡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A매치를 진행할 때 보통 양팀의 수장들은 경기전 만나지 않는다. 기자회견도 중간에 시간을 둬서 감독들이 마주치지 않도록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일부러 시간을 조정해 니시노 태국 감독을 만났다. 두 수장은 악수를 청하며 다소 과열된 양상을 진정시켰다. 박항서 감독의 매너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동영상] 하노이(베트남)=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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