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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없는 청년정치]“수천억대 자산가가 청년 최고위원? 청년정치 헛다리 짚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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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청년정치인이 본 국회

경향신문

지금은 시민단체 활동가 사회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 농성장에서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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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9대 국회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청년 비례대표 1호로 당선된 국회의원, 소설가 김영하씨가 후원회장을 맡았던 청년정치인, ‘칼퇴근법’을 발의한 국회의원.

장하나 전 민주당 의원(42)을 수식하는 말이다. 장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이 청년 비례대표를 선발하기 위해 처음 도입한 ‘슈퍼스타K’ 형식의 오디션에서 뽑힌 국회의원이었다.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을 발의하며 임기 첫해인 2012년에 당 국정감사 최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에 도전했지만 낙선한 뒤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상근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선점경쟁이 치열한 청년정치의 실상을 묻기 위해 지난 13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 농성장에서 장 전 의원을 만났다. 장 전 의원은 “인적쇄신이 없다면 말잔치에 그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86그룹 대표주자 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서도 “임 전 실장의 결단은 뜻밖이나 불출마 흐름이 확산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 인적쇄신 기준도 제시했다. “86그룹·다선·60대 이상뿐 아니라 모든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면서 “양극화 해소·민주주의·평범한 시민의 요구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50대 부자 의원들, ‘먹고사니즘’ 몰라

‘청년공천’ 1세대 장하나 전 의원

“상당수 정치인들, 재선에만 골몰

국회, 다양한 계층 대변하지 못해

더 많은 ‘82년생 김지영’ 국회로


장 전 의원은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재선에만 골몰하고 서민들의 ‘먹고사니즘’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86그룹 의원들은 서민들이 부딪히는 삶의 문제에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치인들이 변하기란 허구에 가까운 만큼, 더 많은 ‘82년생 김지영’들이 국회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불신받는 이유로 국회의원 구성이 천편일률적이어서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을 근본 문제로 지목했다. 20대 국회의 평균치는 ‘55.5세, 재산 41억, 남성’(2016년 당선 당시 기준)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 296명 중 20·30세대 비율은 1%(3명)에 불과하다.

그는 “국회의원 대부분이 50대에 부유한 엘리트들이라 서민들이 겪는 문제를 잘 모른다”고 했다. 평범한 시민들에게 국회가 ‘정치 효능감’이 떨어지는 이유다.

청년 문제는 돈·차별의 문제

삼촌뻘 부자·엘리트가 아니라

88만원세대 발탁해 공천 줘야”


정치권이 때만 되면 혁신 방안으로 내세우는 청년정치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당사자·소수자 정치 물타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청년 문제는 대부분 ‘돈의 문제’이고, 성별·출신 지역·학력 등 여러 요소로 인해 차별받는 문제다. 차별에 대한 공감도가 높은 당사자를 청년정치인으로 호명해야 한다”고 했다. “엘리트 청년이 아니라 ‘88만원 세대’에게, 엘리트 여성이 아니라 ‘82년생 김지영’의 문제를 직접 겪으면서 해결하겠다는 사람들에게 대거 공천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 45세의 수천억대 재산이 있는 김병관 의원이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을 맡았던 것이 그들이 말하는 ‘청년정치’의 아이러니”라고도 쓴소리했다. “김병관 의원 개인은 훌륭한 분이지만, 수천억원대 자산가가 청년 최고위원이었다는 것은 민주당이 청년정치에 대한 고민 없이 헛다리를 짚고 있다는 증거다. 게다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만 45세도 청년으로 보는 건 ‘청년팔이’를 넘어서 사기다. 청년 정책을 말할 때는 20·30대를 호명하다가, 청년정치인으로는 삼촌·이모들을 데려다가 청년이라고 해버리지 않나.”

■ ‘자기 관심 있는 일’조차 못해

19대 국회의 ‘젊은 피’로 주목받았지만 정작 국회의원이 되고 나선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장 전 의원은 “청년 문제는 양극화 문제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사안인데, 청년 국회의원 달랑 둘 뽑아놓고 청년 정책만 하라는 분위기였다. 정말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의원 시절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에 나섰을 때 86그룹 선배 의원들로부터 ‘관심 있는 일만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은 “86그룹들이 대변하지 못한 50대 서민들의 애환을 내가 대변했다”고 반박했다. 밖에서는 ‘자기 정치’만 한다고 비난받았지만 “정작 국회의원이었을 때 자기 정치하기 정말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구체적으로 “법안을 발의해도 다른 의원들과 공감대가 없었다”고 했다. 그나마 쟁점이 많지 않았던 ‘칼퇴근법’도 통과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출퇴근 시간이 모호한 화이트칼라들에게도 노동시간 기록을 의무화하자는 간단한 법이었다. 그는 “노동시간 문제가 일자리 문제이고, 청년 문제다. 노동시간을 줄이면 일자리도 늘어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년 정책을 두고도 ‘친정’인 민주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청년층 핵심 과제인 노동이 빠졌다는 문제의식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촛불 이전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이 소득주도성장을 사실상 포기하고, ‘사람이 먼저’라면서 ‘기업이 먼저다’로 돌아갔다. 하청 청년노동자 김용균씨가 산재로 사망했지만, 규제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삶의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 ‘정치하는 ○○’들이 더 많아져야

장 전 의원은 “여성으로서, 아이 엄마로서, 저임금 노동자로서 내가 겪고 있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세력화해야 한다는 것을 국회 안에 있으면서 절실하게 느꼈다”고 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을 시작한 이유다. 요즘은 교통사고로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을 딴 ‘어린이생명안전법’이 통과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 내 아이에게 좋은 세상을 주고 싶고, 엄마라는 이유로 인생이 불행해지거나 권리가 침해당하는 문제를 바꿔보고 싶다. 정치하는 엄마들뿐 아니라 ‘정치하는 ○○’들이 많아져야 한다. 정치하는 청년, 정치하는 노동자, 정치하는 캣맘도 필요하다. 스스로 세력화해서 공천 한 자리라도 더 받아야 한다.”

■ 시리즈 목차

① ‘이벤트’가 된 청년 공천

② 청년정치인이 본 국회

③ 알맹이 없는 청년 정책

④ 청년정치 시작은 연대부터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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