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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참여연대 출신이라 조국 검증 소홀? 그런 식의 회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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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선배가 말하는 참여연대] “기능 과부하는 맞아… 정당ㆍ싱크탱크로 덜어주고 나눠야”

1994년 9월 등장한 참여연대는 시민사회 단체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시민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역량을 과시하면서 정치ㆍ경제 민주화 과정을 선도했다. 하지만 20여년 축적된 인적 역량이 진보 정권과 손을 잡으면서 권력감시 본연의 역할을 방기했다는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른바 ‘조국 사태’ 와중에는 내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끝내 입을 다물며 ‘관변 시민단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시민사회 단체의 좌장격인 참여연대가 총체적인 정체성 위기에 빠진 형국이다. 과연 참여연대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본연의 권력 감시자로 거듭 날 수 있을까. 참여연대 창립멤버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와 2000년대 중반 의정감시센터를 이끈 강원택 서울대 교수에게 참여연대의 현 주소와 나아갈 길을 물었다.
한국일보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지난 11일 경기 의왕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참여연대의 변화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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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차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참여연대 기능에 과부하가 걸린 건 맞다.” 참여연대 창립 멤버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진단은 간단했다. 참여연대에 쏠린 부담을 덜어 주고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가 출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장과 참여사회연구소장을 지낸 김 교수는 11일 경기 의왕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연대의 위기상황에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 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자기 식구 감싸기’ 등의 논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참여연대 출신이라고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가 아니고, 사안 별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의견 충돌”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가 봉착한 위기의 해법으로는 “과부하가 걸린 참여연대의 기능을 정당이나 싱크탱크로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 원장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_참여연대 출신인 조국 전 법무장관 인사검증 때 소극적이란 비판이 나왔다.

“경험상 참여연대 출신이라는 것과 인사검증은 전혀 상관이 없다. 다만 법학교수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검찰개혁에 더 많이 공감하기 때문에 조금 소극적이었을 수 있고, 김경율씨 같은 임원들은 펀드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관점의 차이를 고려하면 조국 사태를 거치며 생긴 일은 해프닝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조국 문제에 대해선 운동권 내에서도 의견이 갈라졌는데, 참여연대 내부에서 의견이 갈라지는 건 당연하고 회원 탈퇴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 참여연대가 의약분업을 지지했을 때는 의사 회원들이 대거 떨어져 나갔다. 90년대 말 변호사 증원을 논할 때도 그랬다. 사안별 이해관계에 따라 회원들이 탈퇴하는 것은 항상 있었던 일이다.”

_참여연대 내부에서 ‘전관예우’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이니 상대적으로 보수정권 때보다는 덜 날카롭게 감시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참여연대와 뒤에서 밀약을 했거나 어떤 공감대가 있어서 대충 봐준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방향에 공감대가 있는 만큼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각을 세웠다고 본다. 임원을 해본 경험으로 ‘이런 거라서 넘어갑시다’ 식으로 회의가 진행되는 일은 없다. 참여연대는 정당이 아니고 회원의 구성도 다양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

_참여연대가 너무 비대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백화점식 시민운동이란 지적은 20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다. 그런 문제는 충분히 인식하지만 참여연대의 역할을 하는 단체가 없는 게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조직에 인물들이 몰려온다. 정당이 제 기능을 한다면 이 같은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

_존재감에 비해 회원 수는 크게 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고 1990년대에도 1만5,000명 수준이었으니 회원 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영향력도 참여연대의 정점은 2000년대 전후라고 생각한다. 2005년부터는 계속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사회적 관심이나 요구가 커진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새로운 돌파구를 뚫지는 못했다. 시민운동 패턴도 1990년대 초창기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새로운 조직과 운동방식이 필요하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진보단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참여연대 기능의 상당 부분이 정당이나 싱크탱크로 가야 한다. 보수 쪽에서는 로비단체 역할을 로펌(법무법인)들이 하는데, 개혁적인 성향의 입법 로비스트는 없다. 결국 참여연대가 진보의 싱크탱크에 공익적 입법 로비스트까지 맡고 있는 셈이다. 이게 참여연대에 과부화가 걸리는 이유다. 물론 참여연대도 계속 다양한 분야에서 분화를 해왔다. 경제개혁연대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도 참여연대에서 분화한 대표적 시민단체다. 각각의 단체들의 힘이 더 커지면 참여연대가 이를 다 끌어안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되면 참여연대는 권력 감시를 보다 전문화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시민단체 출신들이 대거 정권에 들어가서 비판 받는 일도 없어진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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