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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산양, 5년만에 22마리에서 100마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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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생물 복원 위해 12년前 방사… 자체 생존 가능한 규모로 증가

무인카메라로 찍어 ‘얼굴’ 확보, 뿔-털 모양 대조해 개체수 확인

동아일보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월악산 산양.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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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 100마리가 충북과 경북에 걸친 월악산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공단은 13일 “2017년부터 산양을 전수 조사한 결과 자체 생존이 가능한 수를 이룬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100마리는 월악산 산양이 수십 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규모를 뜻한다.

국립공원공단이 월악산 산양 복원에 본격적으로 나선 건 12년 전. 그전에 월악산은 산양 서식지였지만 1982년 이후 목격된 적이 없었다. 산양이 살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공단은 1995년 산양 6마리를 시범 방사했다. 2006년 10여 마리로 늘어난 것이 확인되자 산양 복원사업을 결정했다. 2007년 암수 5쌍 방사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산양 22마리가 월악산에 풀어졌다. 월악산은 가파른 바위가 많고 경사 30도 이상의 험한 지형이어서 산양이 살기에 적합하다. 2008년부터 매해 새끼가 한두 마리씩 태어났다.

산양 수는 점점 늘어 가는데 방사할 때 위치발신기를 단 22마리 외에는 몇 마리가 더 사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무인센서카메라다. 2017년 월악산의 반경 1km 이내에 1개꼴로 80개를 설치했다. 움직임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사진을 찍는 이 카메라에 약 2년간 찍힌 산양 사진을 골라보니 약 4000장이 됐다.

공단 산하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직원들은 이 사진들을 일일이 비교, 대조, 분류했다. 사람 얼굴이 모두 다르듯 산양 얼굴도 모두 다르다. 뿔이 자라난 방향과 구부러짐 정도, 얼굴에 나는 까만 털의 모양과 까만 정도, 뿔의 나이테 격인 링의 개수 등으로 얼굴을 구별한다. 손장익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북부센터장은 “엄청난 노동력이 투입됐다”며 웃었다. 최종적으로 100마리를 확인하기까지 2017년 전수조사를 시작한 지 꼬박 2년이 넘게 걸렸다.

산양들은 월악산을 떠나 새로운 터전을 개척하기도 했다. 공단 연구진은 2016년 산양 수컷 1마리가 속리산 방향으로 40km 이동해 정착한 것을 확인했다. 2017년에는 또 다른 수컷 1마리가 소백산 방향으로 20km 이동해 정착했다. 월악산을 중심으로 해서 다른 지역으로 산양 서식지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산양이 100마리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은 설악산과 비무장지대(DMZ), 강원 양구와 화천, 경북 울진 정도다. 공단은 월악산을 기점으로 삼아 바로 위아래에 붙어 있는 소백산과 속리산에도 산양 서식지를 늘릴 방침이다. 이후 단절된 산양 서식지들을 백두대간으로 모두 잇는 것이 목표다. 손 센터장은 “산양은 선사시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살아온 동물”이라며 “탐방객들에게 산양을 만났을 때의 대처 방안을 홍보하고 밀렵도구 등을 주기적으로 수거해 인간과의 공존 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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