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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홍콩을 가다]‘시위 보루’ 이공대 새벽 진압, 폭발·총성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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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겨누고 곤봉으로 치고… 18일 홍콩 훙함 지역의 홍콩이공대 캠퍼스 안팎에서 대대적인 진압에 나선 경찰이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체포하고 있다. 홍콩 |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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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의 ‘마지막 보루’인 홍콩이공대가 18일 새벽 결국 경찰에 의해 뚫렸다. 학내 곳곳에선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밤까지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가 이어졌고, 중국군 투입 징후도 짙어지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 전격적으로 학내에 진입했다. 학생들은 투석기로 벽돌을 쏘고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 진입을 막기 위해 교문 주변에 깔아놓은 잡동사니에 불이 붙으면서 시커먼 연기가 솟구쳤고 ‘펑’ 하는 폭발음도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최소 3명이 눈을 다쳤고 물대포에 맞은 40여명이 저체온증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저녁까지 들것에 실려 나오는 부상자들이 이어졌다.

중국군 막사 접근 시위 차량에

경찰, 실탄 3발 발사 전쟁 방불

수십명 부상…400여명 체포


이날 오전 중재에 나섰던 이공대 총장은 시위대가 캠퍼스 밖으로 나가는 동안은 경찰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학교 밖으로 빠져나오는 학생들을 체포하기 위해 이공대 인근 침사추이 일대에서 대대적 검거작전을 벌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400명 이상이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두 손이 뒤로 묶인 50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도로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학생들은 담장을 넘어 학교 안으로 피신, 교내 곳곳에 숨었다.

경찰 대응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음향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등장했다. 음향대포는 고막이 찢어지는 고통과 구토·어지럼 증세를 유발한다. 앞서 오전 3시에는 침사추이의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서 총성이 들려왔다. 시위대로 추정되는 시민들이 돌진하자 경찰이 차량을 향해 실탄 3발을 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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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홍콩이공대 캠퍼스에 진입한 경찰이 체포한 학생들을 향해 곤봉을 휘두르며 위협하고 있다. 홍콩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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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대는 대학생이 주축인 시위대에 최후의 보루다. 지난주 홍콩 중문대, 시립대, 침례대 등지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을 빚었지만 현재 철수한 상태다. 경찰은 이공대 캠퍼스를 봉쇄했고, 수백명이 교내에 감금됐다. 음식물과 생활필수품이 부족하며, 부상자도 다수다. 한 여학생은 명보에 “빵 하나로 하루를 버텼다”고 말했다. 학부모 대여섯명은 학교 앞을 지키는 경찰들에게 무릎을 꿇고 “아이들이 안전한지 얼굴만 보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하나둘 모여든 학부모들은 저녁이 되자 200여명으로 불어났다.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서 이공대 투쟁 지지 시위를 벌였으며, 친중 재벌로 알려진 맥심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매장 기물을 파손했다. 시위대 주요 공격 대상인 중국공상은행(ICBC)은 이날 5개 지점 영업을 중단했다.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기물 파손과 화염병 투하, 활 연습 등으로 이공대는 이미 ‘군사 공장(兵工廠)’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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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에 포로처럼 연행된 어린 학생들 민주화 요구 시위가 벌어진 홍콩이공대 인근에 18일 경찰에 체포된 학생과 시민들이 두 손을 뒤로 묶인 채 앉아 있다. 홍콩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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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본토서 ‘대테러 훈련’ 실시

법원 “복면금지법은 위헌”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을 거리 청소에 투입한 데 이어 중국 본토에선 대규모 테러 진압훈련까지 실시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홍콩과 인접한 광저우 공안국은 전날 대테러 특수대응팀 등 1000여명이 테러범 진압, 폭발물 처리 등 진압훈련을 실시했다.

반면 홍콩 고등법원은 ‘복면금지법’이 “홍콩 기본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5일 복면금지법 시행 이후 이 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인원은 367명에 이른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영국 식민지 시절 제정된 긴급정황규제조례(긴급법)를 발동해 마스크 착용금지를 시행했지만, 제동이 걸린 것이다. 람 장관이 긴급법을 적용해 야간 통행금지, 소셜미디어 제한, 계엄령 시행까지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긴급법을 적용한 시위 진압은 힘들어졌다.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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