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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25번, "1타 강사 믿고 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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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강사 교재 믿고 공부한 학생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사과하셔야 할 부분 아닌가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1타 국어 강사’에 대한 때아닌 논란이 한창이다. 수능 국어 영역 25번의 정답이 1타 강사인 A씨가 강의했던 내용과 완전히 상반된 것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A강사 때문에 문제를 틀렸다는 성토가 자자하다. 18일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국어 25번과 관련된 이의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논란이 된 국어 25번은 고전시가 ‘월선헌십육경가(신계영)’ 중 “월강호 어조(魚鳥)애 새 맹셰 깁퍼시니 옥당금마(玉堂金馬)의 몽혼(夢魂)이 섯긔엿다”라는 구절을 가장 적절하게 해석한 선지를 고르는 문제였다. 답은 1번(홀수형 기준)으로 “내가 강에서의 은거를 긍정하지만 정치 현실에 미련이 있음”이라는 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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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21~25번 문제 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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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25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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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A강사가 수능 전 강의에서 25번 문항과 동일한 지문을 강의하면서 해당 구절에 대해 “벼슬살이에 대한 생각이 희미해짐”이라고 해석해 가르쳤다는 것이다. 이에 수험생들 사이에는 “A강사의 해석도 맞게 볼 수 있다”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A강사의 풀이를 믿고 문제를 풀었는데 틀려서 억울하다”라는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A강사의 현장 강의를 듣고 수능을 치른 재수생 남모씨(20)도 25번 문제를 틀렸다. 남씨는 “A강사의 해석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적어도 여러 방면의 해석이 가능하다고 A강사가 알려줬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남씨는 “1번 답을 일단 제외하고 보니 다른 답이 없어서 당황했다”라며 “결국 문제도 틀렸고 시간 낭비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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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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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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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 문항 논란은 수험생들이 수능을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능이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하지만, 시험을 조금이라도 잘 보고 싶은 수험생들은 EBS 수록 작품은 외워서 시험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수능을 치른 재수생 김모씨(20)는 “국어 시험 난도가 전과는 비교할 바 없이 높아지다 보니 EBS 연계가 되는 문학작품들은 미리 외우고 들어가는 게 정석적인 공부법으로 여겨지고 있다”라며 “특히 현대시·고전시가·장편소설 같은 경우는 대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줄거리, 인물 관계도라도 외우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사교육의 영향력을 낮추기 위해 수능에 EBS 교재를 연계하도록 했지만, 이 또한 이런 ‘암기’를 수월하게 만든다. 유명 강사들은 매년 저마다 수능과 연계된 EBS 교재를 ‘재구성’한 교재와 인터넷 강의를 내놓는다. EBS 교재에 실린 수많은 작품들 중 어느 지문이 수능에 출제될 확률이 높은지 별표 혹은 A·B·C 등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요도를 표시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수능이 끝나고 나면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강사들의 ‘EBS 적중률’에 화두로 떠오른다. EBS 수록 작품 중 어떤 지문이 출제됐는지가 명확히 보이는 국어에서 ‘적중률’은 특히 화제가 된다. 이번에 논란이 된 A강사의 교재 또한 EBS 수록 지문들을 재구성한 교재였다. 수능에 70%가 연계가 되는 EBS 교재를 다 봐야하는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교재들을 참고하게 된다. 남씨도 ‘국어에서 화법·작문·독서는 잘 안해도 문학은 작품 연계가 되니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EBS 문학 정리 강좌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8일까지 수능 문제 오류 이의 신청을 접수를 받고 있다”라며 “심사를 거쳐서 최종 정답을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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