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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 늘었다고 고용의 질 좋아졌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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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용의 질(質)'이 좋아졌다는 근거로 매번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를 내세우지만, 늘어난 고용보험 가입자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자거나 공공 부문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대거 쏟아부은 일자리로 '고용보험 가입자'를 늘려놓고서 정부가 일자리 정책에 성공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늘어난 고용보험 가입자, 대부분 고령자·공공 부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고용의 질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상용직이 49만명 이상 증가했고, 고용보험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상용직 수가 1~8월 평균 37만명 늘고, 고용보험 가입자도 52만명 증가하는 등 직업 안정성이 더 나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용직 근로자가 60세 이상 고령자와 공공 부문 중심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이미 확인〈 본지 10월 24일 자 B1면〉된 바 있으며, 고용보험 가입자 역시 늘어난 대부분이 '고령자, 공공 부문 근로자'로 드러났다. 17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의 월평균 고용보험 가입자 수(자영업자 제외)는 1360만7936명으로 2년 전(2017년 1~9월 평균치)보다 84만8133명 늘었다. 직전 2년(2015~2017년)간 68만1325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16만명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세부 특성을 살펴봤더니 청장년층이나 민간 부문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거의 늘지 않았고 고령자와 공공 부문에서만 급증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70세 이상'의 증가율(35%)이 가장 높았다. 70세 이상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 2년(1~9월 평균치) 사이 21만6579명에서 29만2275명으로 7만5700명가량 늘었다. 증가율이 둘째로 높은 연령대는 60대로 지난 2년간 25만8045명(100만357→125만8402명) 늘어 증가율이 25.8%에 달했다. 60세 이상에서 늘어난 고용보험 가입자가 전체 증가분의 39.4%나 된다. 경제의 허리이자 사회의 주축인 30~40대 증가율은 각각 0.1%와 2.1%에 그쳤다. 20대 증가율도 6.0%로 60세 이상 증가율에 비하면 매우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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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증가 규모를 보면 공공 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2년 새 22만220명(138만6683→160만6903명) 늘어 압도적 1위였다. 전체 증가분(84만8133명)의 26%에 달한다. 반면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2년간 6266명(357만2067→357만8333명)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도 0.2%에 머물렀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몰려 있고,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증가율로는 지난 2년간 '숙박 및 음식점업'(20.4%)에서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증가율이 둘째로 높은 업종은 공공 부문 일자리인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으로 19.4%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숙박 및 음식점업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난 것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 현상이 아니라 정부가 수조원을 쏟아부은 '일자리 안정자금' 때문에 나타난 일시 효과"라며 "정부는 각종 고용지표를 재정으로 부풀리려 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 혈세로 고용보험 가입자 늘려"

7개 연령대와 20종의 산업('가구 내 고용활동' 제외)을 동시에 적용한 총 140개 그룹 중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70세 이상, 교육 서비스업'으로 지난 2년간 무려 272.2% (2851→1만612명)가 늘었다. 그 뒤로 '70세 이상,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5.7%), '60대, 교육서비스업'(84%) 등의 순이었다. 교육 서비스업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일하는 60세 이상 고령자들이 고용보험 증가세를 주도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교육 서비스업에서 60세 이상 고령자는 주로 학교 등의 교육시설에서 경비나 청소 등의 업무를 한다. 다른 고령 근로자들도 소속된 기관이 달라서 산업 구분에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복지기관이나 사적지·유적지 등의 공공 영역에서 청소나 시설물 점검과 같은 단순 업무를 한다. 전부 세금으로 만든 복지 성격 단기 일자리다. 추경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는 고용보험 가입자와 상용근로자 증가는 사실상 국민 혈세를 퍼부어 만든 임시 일자리로 떠받치고 있는 것"이라며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통계 분식을 할 때가 아니라 민간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o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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