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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홍콩을 가다]주말에도 시위대·경찰 격렬 대치…전쟁터 같은 이공대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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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병·벽돌 투척에 경찰, 최루탄·물대포로 진압 수위 높여

센트럴 인근서도 잇단 반정부 집회…휴교령 18일까지 연장

“공산당 너무 많아” “홍콩 망친다” 시위 놓고 찬반 여론 팽팽

경향신문

17일 홍콩 훙함 지역의 홍콩이공대 앞에서 시위에 참가한 학생 등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막아서고 있다. 홍콩 | 박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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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가 주말에도 격렬하게 전개됐다. 시위대와 경찰이 17일 아침부터 시내 곳곳에서 충돌했다. 특히 시위대가 점거 중인 홍콩이공대학 인근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중문대를 비롯한 홍콩 주요 대학 대부분에서는 시위대가 철수했다. 이공대가 시위대의 보루처럼 된 탓인지 저항은 더 격렬했다.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화염병과 최루탄, 물대포가 오갔다.

충돌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중장년층 위주로 구성된 시민 100여명이 이공대학 앞 도로 교차로에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벽돌 등을 치우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수십명이 몰려와 이들의 청소 작업 중단을 요구하면서 벽돌을 던졌고 10시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청소 작업하던 시민들을 해산시키고, 시위대에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를 발사했다.

시위대는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소리치며 우산으로 최루탄을 막았고,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오후 들어 경찰이 물대포차 두 대를 동원해 진압 수위를 높였고,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으로 물대포차에 불이 붙는 등 격렬한 충돌이 이어졌다. 시위대는 활과 투석기를 동원했는데, 경찰관 한 명이 시위대가 쏜 화살에 왼쪽 종아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기자 2명도 화살에 맞아 치료 중이다. 앞서 이공대 측은 교내 화학실험실에서 위험물질을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홍콩 경찰은 “이공대 일대 폭력이 폭동 수준에 도달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주 퇴임한 스티븐 호 경찰청장 후임으로 조만간 임명될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현장에서 시위 진압을 지휘했다. 지난 16일 밤에도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벌어졌다.

이날 홍콩 번화가인 몽콕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으며 시내 센트럴 인근 곳곳에서 집회가 이어졌다. 홍콩 교육당국은 전면 휴교령을 18일까지 하루 연장했다. 교육당국은 시위가 격화하자 지난 14일 휴교를 선언했고, 15~17일로 휴교 기간을 확대한 바 있다.

시위가 장기화되고 중국 정부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는 등 사회 불안이 이어지면서 찬반 여론도 불붙고 있다. 중국 본토 출신인 한 30대 남성은 “중국이 홍콩에 보통선거를 도입하면 본토에도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두려워서 폭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도로를 청소한 중장년층을 두고도 “공산당이 없는 곳이 없다. 스스로 나온 사람들이 아니라 배후 세력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반면 이공대 앞 도로를 청소하던 60대 렁(梁)모는 “홍콩을 망치려는 시위”라며 “젊은이들이 홍콩을 망칠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공격하고 있다. 그들이 던진 돌에 70세 노인도 죽었다”고 했다. 한 40대 남성은 “홍콩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왔다”며 시위대가 도로 위에 놓은 벽돌을 치웠다. 지나가던 다른 남성은 “나는 정치인도, 투쟁자도 아니지만 (도로에 쌓인 돌들을 가리키며) 보면 알 것 아니냐. 참을 만큼 참았다”고 했다.

홍콩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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