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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일에 ‘방위비 5배’ 압박… 美서도 “동맹 약화”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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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한미동맹 과소평가” 헤리티지재단 “북ㆍ중ㆍ러 견제 효과”

日에도 4~5배 증액 요구… 한미 18일부터 3차 방위비 협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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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자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미국의 거액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규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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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에 미 의회와 전문가 그룹에서조차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주한미군을 금전적 거래 문제로 환산하려 할 경우 호혜적 안보 이익에 바탕을 둔 한미동맹의 근간이 무너지고 동맹국의 반미 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비판론의 핵심이다. 상식 선을 뛰어넘는 규모의 분담금 증액 압박에 직면한 한국 정부로선 미 조야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 목소리에 기대를 걸어야 할 처지다.

미국은 기존 한국 측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 가량을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도 4~5배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7월 일본을 방문한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아시아담당 보좌관이 주일미군 주둔 분담금으로 현재의 4배 수준인 80억달러를 요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16일 “2019년 분담금 18억달러의 5배(90억달러)를 미국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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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그래픽=신동준 기자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인상 압박이 거세지는 반면 미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그레이스 멍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15일 미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는 서한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보냈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한인 남편을 두고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둬온 멍 의원은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이 방위비 분담 협정에서 500%를 더 지불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미국의 공격적인 협상 전술은 상호 이익이 되는 한미동맹의 가치가 과소평가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도 13일 워싱턴 연방하원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한미 관계는 미국을 공개적으로 위협해 온 북한의 전력을 확인할 수 있게끔 우리를 도와준다. 한국과의 관계는 그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우리의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포린폴리시에 “(미국의) 이런 요구는 액수뿐 아니라 요구 방식에 있어서도 가까운 동맹국들의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며 동맹 압박에 따른 역풍을 우려했다. 이어 “동맹을 약화하고 미군 주둔 병력을 줄이게 된다면 북한, 중국, 러시아에 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 의회에서 열린 아시아정책연구소(NBR) 세미나 발표에서 한국의 미국산 무기 수입과 평택의 캠프 험프리 건설 등을 거론, “이런 지출을 무임승차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18~19일 서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협상)에 임한다. 정은보 외교부 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선 가운데 방위비 인상 규모를 둔 양측 간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측은 미국의 급격한 방위비 인상 요구에 대한 국내ㆍ외 비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명확한 근거를 미국 측에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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