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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스타★톡톡] ‘블랙머니’ 조진웅, “비릿함 없는 사람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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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거침없다. 배우 조진웅이 그렇다. 그동안 스크린에서 대부분의 역할이 그랬었고 실제로도 별 차이 없는 모습이다. 매번 자신이 찍은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넘치고 진지하면서도 신이 나 있기도 하다. 솔직한 성격으로 “이건 여담입니다만”이라며 시작하는 비보도용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블랙머니’ 인터뷰 자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작품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블랙머니'는 IMF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매각 사건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판사 석궁 테러 사건을 토대로 한 ‘부러진 화살’ 등 줄곧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만들어왔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진웅은 극 중 거침없는 수사 스타일을 보여주는 서울지검 ‘막프로’ 양민혁 검사 역을 맡았다.

“원래 제목은 ‘모피아’(과거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을 지칭하는 말로써 재정경제부의 영문 약자인 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였습니다.“ 이 말과 함께 조진웅은 시작부터 시나리오를 받아들었을 때 느낀 감정에 대해서 회상했다. “제목부터 재미가 없어 보였다. 경제 이야기라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고 시나리오 자체가 그림자 없이 직진만 해서 솔직히 재미없었다“며 첫인상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을 바꿔놓은 자가 있었다. 바로 정 감독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을 만나보고 사람이 참 좋은 걸 알게 됐고 여러 이야기를 듣고 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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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만큼 숙달된 준비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오히려 정반대였다. 조진웅은 “감독님께서 ‘경제 공부하지 마라’고 했다. 극 중 내 캐릭터 역시 사건을 접한 뒤부터 알아가면서 배우는 모습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야 관객들도 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막상 크랭크인(영화를 찍기 시작하는 것)을 하면서부터 쟁쟁한 배우들을 직접 몸소 겪으면서 마치 현장이 3D 입체 서라운드로 느껴지기 시작했고 딱 그때부터 뜨거워지게 됐다”고 회상했다.

조진웅은 영화를 찍으면서 놀라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이슈들이 실제 사건을 토대로 짜여졌기 때문이다. “처음에 대본을 보면서 ‘진짜 이런 게 있었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픽션이 아니라 대부분 실화였던 것이다. 감독님은 모피아들 바로 아래 있었던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는데 ‘정권은 바뀌어도 경제는 우리가 움직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섬뜩했다”며 분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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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는 쉽게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 정 감독은 디테일 적인 면에서 강력한 연출력을 지닌 만큼 한 장면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은 것이다. 완성본이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재촬영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조진웅은 “지키려는 지점들을 정확히 지키면서 갔다”며 “흥행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잘 안되면 투자자한테 미안한 것이고. 감독님은 훌륭하게 찍었기 때문에 영화법이 불편하거나 아쉽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이 정도로 완성된 영화라면 (흥행에도) 자신감이 있다”며 힘줘 말했다.

조진웅은 이번 작품에 임하면서 일종의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 또한 본인의 가치관 역시 더욱 철저해지는 계기였다. 그는 “비릿함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는 사람에게 비릿한 면이 있으면 상종 자체가 어려운 거 같아요. 속은 감춘 채 에둘러서 표현하는 게 싫어요. 매년 1월 1일이 되면 기도하는데 ‘올해는 덜 비겁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빕니다. 죄진 게 아니면 당당하게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와서는 겁나는 게 별로 없어요. 내가 잘못한 게 없노라면 무서울 게 없어요. 만약 잘못을 한다면 반성을 하고, 그래서 안 비겁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정당당하게 소신껏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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