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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흑사병 추가환자 글' 웨이보에 떴다하면 '삭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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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MT이슈+]정보통제 나선 중국 정부…"흑사병보다 정보통제가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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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사진=차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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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페스트) 공포'가 일고 있다. 중국에서 흑사병 확진 환자가 2명 나오면서다. 이 중 1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흑사병 공포를 차단하기 위해 정보 통제에 나섰다. 정확한 감염 원인과 전파 경로 등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중국 당국의 정보 통제가 흑사병에 대한 불안과 공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서 가장 위험한 '폐 페스트' 발병…확진자 2명 중 1명 위독

16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베이징위생건강위원회는 네이멍구(내몽고) 자치구 시린궈러에서 흑사병 환자 2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2명은 부부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지난달 25일 감염됐으며, 그를 간호하던 부인도 지난달 31일 같은 증세를 보여 지난 3일 베이징으로 후송됐다. 두 사람은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부 중 1명은 병세가 안정되고 있지만, 다른 1명은 위급한 상태라고 인민망과 신화망은 전했다.

이번 확진 환자 2명은 흑사병 중 가장 위독한 유형인 '폐 페스트'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폐 페스트는 가장 생명에 위독한 유형으로 흑사병 환자의 5%가 이에 해당한다. 오한, 발열, 두통, 전신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호흡곤란, 기침, 가래, 흉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다. 폐 페스트는 감염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서 나오는 침, 분비물 등을 통해 전염된다.

베이징 보건당국은 중국에서 흑사병으로 숨진 사례가 △2014년 3건 △2016년 1건 △2017년 1건 △2019년 1건 있었다고 밝혔다.



"흑사병보다 두려운 것, 중국 당국의 정보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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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페스트 발생위험지역 분포(2016년 3월 기준) /사진=세계보건기구(WHO)



흑사병 확진 소식에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흑사병 환자들이 병원에서 최종 판정을 받기까지 열흘이 소요된 것과 관련해 당국이 발병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 누리꾼 A씨는 "흑사병 환자들이 지난 3월 베이징에 와서 열흘 가까이 병원에 머물렀다. 이미 확진 사실을 알았음에도 발표를 늦춘 것 아닐까 싶다. 전염성 높은 병인데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중국 당국은 확진 환자들이 시린궈러에서 베이징까지 약 540km를 이동했지만, 그 경로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누리꾼 B씨는 "환자가 베이징으로 온 경로를 당국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누리꾼들이 이같은 불안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경험에서 비롯됐다. 2003년 중국 당국은 사스가 남중국에서 최초로 발견됐음에도 이를 쉬쉬하다 초기 대응에 실패, 전 아시아를 공포에 떨게 했다.

불안한 여론론이 확산하자 중국 당국은 이를 차단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온라인 포털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 흑사병과 관련된 글은 모두 통제하고 있다. 사회 불안을 부추길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의 통제에도 지난 14일 웨이보에는 흑사병 확진 환자 2명 이외에 추가 환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확산했다. 추가 환자 2명이 베이징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해당 병원이 폐쇄됐다는 내용이었다.

중국 누리꾼 C씨는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해 베이징 병원 두 곳이 전층이 폐쇄됐다고 한다. 그중 한 병원이 베이징에서 가장 큰 아동병원이다. 웨이보에 관련 글을 올리면 곧바로 삭제된다"고 전했다.

이에 베이징위생건강위원회는 15일 "네이멍구 자치구 어얼둬쓰시에서 온 환자 2명이 흑사병과 비슷한 증세를 호소해 최근 베이징 시내 쉬엔우 병원과 베이징 아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며 "흑사병 감염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감염 가능성을 배제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격리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중국 웨이보에는 "무서운 것은 흑사병이 아니다. 대중에게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다는 게 가장 두렵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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