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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수사 폐지' 파열음… “정권 비리 덮으려는 것”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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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1년 새 뒤집은 검찰개혁

세계일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가 최근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둘러싼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과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소통 없는 개혁 추진에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가 1년 전과는 완전 다른 검찰개혁방안을 추진하는 배경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해석과 더불어 정권 유력인사를 대상으로 한 추가 수사를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김오수 법무부 차관(장관 직무대행)은 14일 국회 당정협의에 참석해 ‘검찰보고사무규칙’(보고규칙·법무부령)을 개정해 검찰이 수사 중인 중요 사건을 진행 단계별로 상세히 보고하도록 해 법무부 장관의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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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걸린 조 전 장관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현행 보고규칙에는 검사장이 고위공무원 범죄나 중대 사건 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에게 발생·수리·처분·재판결과 등 4가지를 보고하게 돼 있다. 법무부는 이번에 이를 더 세밀하게 보고하도록 개정하겠다는 것으로 민주적 통제를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1년전 정부가 추진했던 방안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낸 송두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이끈 대검 검찰개혁위원회는 문제의 보고규칙에 대해 “제5공화국 정권이 검찰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대표적 제도”라며 “사실상 법무부 장관의 수사 관여를 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장관 지휘는 서면으로 하고, 보고도 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하도록” 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확보를 위해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보고를 축소하고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 행사 방식을 엄격히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법무부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법무법인 우리의 김정철 변호사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찰의 수사권 폐지, 검찰총장의 사전보고체계를 결합하면 ‘고위층 구속승인제도’가 된다”며 “검찰의 중립성을 해할 뿐만 아니라 수사의 공정성까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무법인 동인의 김종민 변호사는 “5공 군사정권 통치를 위한 독소조항”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유신과 5공때도 하지 않았던 짓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검찰수사는 엄정공평, 불편부당이 생명”이라고 고강도로 비판했다.

느닷없이 직접수사 부서 37곳을 연내 폐지하기로 하는 방안을 밀어붙이는 데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거세다. 이미 검찰은 반부패부(인천·수원·대전·부산) 4곳을 폐지하기로 했고 여기에 37개 부서까지 포함하면 모두 41개의 직접수사 부서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2부와 대구, 광주에 남은 반부패수사부까지 4곳만 남게 된다. 직접수사 부서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나 서울중앙지검의 공정거래조사부, 조세범죄부, 방위사업수사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등을 비롯해 대전지검의 특허범죄조사부, 수원지검의 산업기술범죄수사부 등 전문적인 수사 역량을 갖춘 곳 등이다.

또한 이러한 부서들에서 처리하는 사건은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특허청에서 1차적으로 조사한 후 검찰에 고발·수사의뢰하거나, 피해자들이 고소·고발하는 사건이 대부분이라 ‘직접 수사 부서’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형사부를 전담에 따라 전문화한 부서라고 보는게 맞다는 견해도 많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 인지부서 폐지 방안은 정권 비리를 덮고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안 사건 수사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이렇게 무리한 방안을 대검과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 추진을 시도한 데 대해 뭔가 수상한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우선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경우 주가조작 등 갈수록 진화하는 대형 금융범죄에 대응하는 능력이 결집한 곳을 없애는 데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합수단은 2013년 2월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증권거래소 등 유관기관의 지원을 받아 ‘금융범죄 근절’을 위해 출범했다. 처음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조직이었지만 2014년 1월 범죄 첩보를 입수해 직접 수사하는 ‘인지수사’ 업무 분산을 위해 서울남부지검으로 이관했다. 합수단은 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수사팀이 사라지면 범죄 피해를 본 서민들의 고충이 커질 수 있다.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는 흐르는 물 같아서 즉각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범죄가 희석돼 수사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관련 범죄에 대한 검찰의 전문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권 실세 등이 연루될 수 있는 금융범죄에 대한 수사 무력화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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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현재 합수단에서는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신라젠 주가조작 수사를 진행 중이고 여기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이 있는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을 비롯한 여러 인물이 연루돼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노 원장은 조 전 장관 딸 조모씨의 담당교수였으며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장시절 조씨에게 장학금 지급을 결정한 인물이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방안대로라면 신라젠 수사팀 해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증권·금융 범죄는 갈수록 확산하고 있고 피해자도 일반 서민이 대다수”라며 “이런 사건을 수사하는 전문성이 쌓인 인지부서를 없애면 권력과 결합한 비리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만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도 “전문화된 범죄 대응을 위해 검찰의 시스템 정밀 개선이 요구되는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며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법무부가 이런 방안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검은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8일 청와대에 들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방안을 보고한 사실 자체를 12일 저녁때쯤에서야 알게됐다고 한다. 대검은 청와대에 보고한 법무부의 검찰개혁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수차례 문의를 했으나 법무부는 아무 말 없다가 12일 저녁에야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런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대검과 협의 중이며 아직 확정된 방안은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으나 대검은 이미 대통령한테 보고까지 다 해놓은 마당에 딴소리하는 것이라며 격앙돼있다.

서초동의 변호사는 “오보 낸 언론사 출입금지도 그렇고 최근 법무부발로 나오는 검찰개혁안을 보면 당사자들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들”이라며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을 향한 수사가 끝난 뒤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이 무시된 채 무리한 개혁안이 쏟아지고 있다”며 “마치 조 전 장관을 수사했으니 보복하려는 느낌까지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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