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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 한미동맹, 진통 겪을수록 더 단단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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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의 한미안보협의회(SCM)는 매년 양국을 오가며 번갈아 열리는데, 올해처럼 안팎의 주목을 많이 끈 전례가 드문 것 같다. 이번 회의가 22일로 종료를 앞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유지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현안을 다룬다는 점에서다. 어제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1차 회의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등 우리 측 대표에 맞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미국 측 대표가 머리를 맞댔다.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공통 위협이나 도전 과제에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일이 효과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지소미아 종료로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고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오후 에스퍼 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과의 군사정보 공유가 어렵다는 점을 밝힌 뒤 하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에는 노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연말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정 장관이 "방위비 분담금은 공평하고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평행선에 머문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군사안보 분야에서 한미 관계는 지소미아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보듯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한 반격 카드로 꺼낸 지소미아 종료에 미국이 연장을 요구하면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은 최대 50억달러에 이르는 터무니없는 증액 카드까지 내놓았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도 미·북 협상과 경제적 이유를 내세우며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한미 관계의 기본인 한미동맹이 진통을 겪거나 균열 조짐을 보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하지만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군사동맹으로만 66년을 이어온 한미동맹은 미국에 한반도와 지역 안보를 위한 주춧돌(corner stone)이다. 한국에도 그렇다. 양국은 개별 현안에서, 이견은 유연하게 풀어가되 동맹의 가치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진통을 겪을수록 더 단단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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