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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불석권(手不釋卷).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수험생 손아귀에는 이미 많은 책들이 들려 있었습니다. 두꺼운 검은 패딩. 왼쪽 주머니에 꽂혀 있는 오렌지 주스 병. 수능교재 한 권을 머리에 얹은 수험생은 다음날 치러야 할 결전의 장소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주위에 기자들도 꽤 있었는데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마치 수능의 달인처럼 보였습니다.
또 다른 모습의 수능 달인들도 목격했습니다. 비행기를 탈 때 사용하는 목베개를 착용하고 캐리어를 끄는 수험생들은 마치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참고서들이 들어 있어요.”
어깨에 메고, 머리에 이고 다니기에는 너무 무거워 끌고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행이었다면 매우 고된 여정이었을 겁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수험생들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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