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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현대차, ‘격전지’ LA에서 모빌리티 사업 본격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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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 코모션(LA Comotion)’ 행사에서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과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모빌리티 서비스 협력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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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이동성)의 격전지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본격적인 모빌리티 승부수를 건다. 각종 규제로 한국에선 모빌리티 서비스를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14일(현지시간) 미국 LA시가 주최한 차세대 모빌리티 박람회 ‘LA 코모션(LA Comotion)’에 참석해 미국 내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법인 ‘모션 랩(MOCEAN Lab)’ 설립을 발표하고 LA시와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에릭 가세티 LA시장, 니나 하치지안 국제부문 부시장,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 등 양측 관계자가 참석해 ‘모션 랩’의 카셰어링(Car Sharing·차량 공유) 서비스 출시 행사를 가졌다.

모션 랩은 미래 모빌리티 핵심 서비스인 ‘M.E.C.A(Mobility·전동화Electrification·커넥티비티Connectivity·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법인이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 공유 셔틀, 퍼스널 모빌리티,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등 멀티 모달(Multi-modal·다중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증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멀티 모달 서비스는 공유 전동킥보드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에서부터 공유차량, 대중교통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조합해 사용자의 이동 편의성을 최적화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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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 웨이모가 운행중인 자율주행차량. 크라이슬러 미니밴을 개조해 제작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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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 랩은 이달부터 LA 도심 주요 지하철역(유니온역·웨스트레이크역·페르싱역·7번가/메트로센터역) 인근 환승 주차장 4곳을 거점으로 지하철역 기반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후 LA 다운타운 지역과 한인타운, 할리우드까지 기존 차량을 포함해 최대 300대를 차고지 제한 없는 카셰어링(Free-Floating) 형태로 확장 제공할 예정이다.

LA를 거점으로 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모빌리티 서비스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우버와 구글(웨이모)이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GM(크루즈)·도요타·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를 하고 있다.

LA 시민 1명이 연간 사용하는 대중교통 비용은 9741달러(약 1137만원)로 뉴욕(7907달러·923만원), 영국 런던(5545달러·647만원)보다 높다.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 완성차 업체, 모빌리티 기술 스타트업이 시범사업을 해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인식도 높은 편이다.

LA 시내에서 운행되는 전기차는 미국 전체 전기차의 20%에 달하고, 모빌리티 스타트업도 뉴욕보다 2배 이상 많을 정도로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환경이 활성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션 랩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LA시 산하기관인 LA 메트로·LA 교통국과 협업해 전개된다. LA시는 2028년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도심 교통 개선에 적극적인데, 이에 맞춰 교통 체증 해소와 편의 확대에 기여할 것이란 게 현대차그룹 측의 설명이다.

윤경림 부사장은 이날 서비스 출시행사에서 “LA시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민에게 제공해 모빌리티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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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 2019'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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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지난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 2019’에서 밝힌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와 궤를 같이 한다. 그룹 측은 “기업과 정부가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함께 주도하고 인간 중심에 기반한 ‘이동의 자유(Freedom in Mobility)’를 실현하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떠도는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뒤, 모빌리티 분야의 투자를 계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거지’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선 각종 규제로 제한적인 사업만 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가 최근 승차공유 서비스인 ‘도요타 셰어’ 무인 렌터카 서비스인 ‘쵸쿠노리(チョクノリ·‘즉시 타다’는 뜻의 조어)’ 등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활성화된 시장에서 사업하는 것이 유리한 면이 있지만, 경쟁업체가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빅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과 비교하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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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ai, 비아 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승차공유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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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인도 최대 차량 호출업체인 ‘올라(OLA),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업체인 ‘그랩’ 등에 투자했고,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인 ‘포니,ai’와 미국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승차 공유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선 서울·제주·대전 등에서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이용한 개인용 모빌리티 플랫폼인 ‘제트(ZET)’ 사업을 진행하고, 라스트마일(이동 최종단계) 물류업체 메쉬코리아와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에 전략 투자하는 정도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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