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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베네수엘라, 이렇게 연명한다…위치추적기 끄고 원유 몰래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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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들어 중국·인도 등에 1086만배럴 운송

뉴스1

베네수엘라의 석유 시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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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막대한 양의 석유를 위치추적기를 끄고 비밀리에 수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자료와 운송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베네수엘라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 석유회사 PJSC와 계약을 맺고 200만 배럴의 석유를 대형 유조선 '드래곤'에 실어 비밀리에 운송하고 있다.

라이베리아 국적의 드래곤호는 GPS 신호에 따르면 프랑스 해안 어딘가를 항해중이어야 하지만 사실은 엉뚱한 바다 위를 운항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베네수엘라 해상으로 들어가기 전 배의 트랜스폰더(무선응답기)를 끄고 운항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조선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신호기를 끄고 운항하는 사례가 지난달 증가했다. 미국이 이란으로 원유를 싣고 가고 있는 중국 소유 선박의 위치를 신호를 따라 추적한 일이 있은 후부터다.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막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유조선들이 제재를 피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블룸버그는 보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제재를 가한 이후 급감했던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네수엘라는 11월들어 11일간 1086만배럴의 원유를 적재했다, 이는 지난달 11일간의 2배가 넘는 양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 양의 절반 가량은 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된 선박에 실렸고 이후 중국과 인도에 인도됐다.

드래곤이나 로스네프트 등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드래곤의 관리 기업인 다이나콤 탱커즈 매니지먼트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2019년 1월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 기관과 계약을 체결한 선박은 없으며 베네수엘라와 관련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3주 동안 왜 드래곤의 신호가 꺼졌는지에 대한 언급이나 이 선박이 왜 남미 국가에 정박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로스네프트는 이메일로 보낸 성명에서 자신과 자회사인 RTSA는 "(신호기를 끄고 운항하는) 이 운송 실행을 위해 어떤 선박을 전세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베네수엘라와 연관된 운송은 "제재 이전에 체결된 계약에 근거하며 국제법의 모든 규칙을 완전히 준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명은 트랜스폰더의 사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자동위치시스템으로 알려진 트랜스폰더들은 오프라인 상태가 될 수 있지만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는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지난 9월 생산량이 하루 64만4000배럴로 떨어졌다.16년만의 최저치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을 막고 있다.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의 판매 자회사인 유니펙이 베네수엘라에서 운영되어온 유조선들의 사용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지난 1년간 중국에서 제재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은 베네수엘라 석유 암거래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가 이 같은 방법으로 인도 정유사인 릴라이언스같은 예전의 고객들을 되찾으면서 베네수엘라의 이번 달 석유 수요는 증가했다. 태국의 정유사 팁코 아스팔트 또한 두 달간의 공백을 빼고 11월에 베네수엘라 원유를 받고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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