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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 래플?…리셀 초보를 위한 단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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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서브컬처-80] GD는 역시 GD다. 매일경제신문의 김경도(GD) 중소기업부장 얘기가 아니다. 가수 지드래곤(GD) 얘기다. 지난달 26일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그의 첫 행보는 노래가 아닌 신발이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협업한 신발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Para-Noise)'를 내놓은 것. 나이키 스니커즈(SNKRS) 홍대에서 진행된 추첨 행사에는 아침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고, 당일 8888장의 응모권이 모두 소진됐다. 다음날 온라인 중고판매 사이트에는 곧바로 수백만 원대 가격표가 달린 판매 게시물이 올라왔다.

신발, 그중에서도 운동화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운동을 위한 기능성 신발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그리고 지금은 수백, 수천 %대 수익률을 자랑하는 재테크 투자 상품으로 발돋움했다. 수백만 원짜리 운동화를 누가 왜 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겠지만, 자산 증식을 꾀하는 리셀러(Reseller·재판매 전문가)와 한정판에 매료된 수집가들에겐 깊고도 심오한 세계다. GD의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열풍을 계기로 재조명 된 신발 리셀(재판매)의 세계에 대해 사전 형식으로 짚어봤다. (이하 리셀 항목 외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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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를 신고 있는 지드래곤. /사진제공=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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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Re-sell. 말 그대로 되파는 행위, 전매(轉賣)라고도 한다. 특정한 물품을 독점해서 판매하는 전매(專賣)와는 의미가 다르다. 리셀러는 시세 차익을 통한 영리를 목적으로 리셀을 업(業)으로 삼는 사람을 뜻한다. 디아블로3 한정판 열풍 이후로 국내 한정으로 '되팔렘'이란 멸칭이 붙기도 했다(네팔렘이라는 게임 내 명칭에 '되팔이'를 합성한 조어다). 신발을 비롯한 패션 업계에서는 소장 목적으로 출시된 한정판이나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입해 비싼 값에 되파는 개인의 중고 판매에 한정해 리셀이라고 말하지만 원래는 그것보다 포괄적인 의미다. 본사 직영이 아닌, 본사에서 제품을 받아와 판매하는 행위도 리셀이라고 지칭한다. 프리스비와 에이샵 등 애플 제품을 취급해온 매장은 애플의 리셀러인 셈. 다시 논의를 좁혀 신발 및 패션 브랜드의 리셀은 개인의 중고 거래 수준을 넘어 기업 규모로 커졌다. 리셀 전문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주식처럼 신발을 거래하는 개념을 도입한 애플리케이션 업체 스톡엑스는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코언앤드컴퍼니는 현재 20억달러 규모인 전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2025년까지 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희소성을 바탕으로 리셀을 공공연한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불투명한 세금 문제와 백도어, 가품(짝퉁) 논란 등은 여전히 리셀 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다.

나코탭·아코탭
각각 나이키코리아탭과 아디다스코리아탭을 줄인 말. 정품에 플라스틱 고리로 연결된 종이에 제품 정보 및 취급 주의사항 따위가 적혀 있다. 원래 명칭은 태그(tag)인데 어째서인지 나코탭, 아코탭으로 불린다. 정품 인증 및 실제로는 착용한 적 없는 새 상품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드롭(드랍)
신제품 발매. 원래는 말 그대로 신제품을 떨군다(drop)는 의미로 특정 기간, 특정 시간에 신제품을 공개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양쪽에서 모두 쓰이는 용어. S/S시즌, F/W시즌별로 신제품을 일괄 공개하는 패션 업계 전통과는 거리가 먼 방식이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슈프림은 시즌 신제품을 한꺼번에 판매하지 않고 몇 차례에 걸쳐서 조금씩 내놓는데 이때 공개되는 신제품 라인업을 ○차 드롭 리스트라고 한다. 온라인 드롭일에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빠른 쇼핑과 결제가 필요한데, 베테랑들은 웹브라우저 크롬에서 제공하는 자동완성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소창 및 결제 정보를 입력할 때 손으로 입력하면 늦기 때문이다.

드레스 코드
특정 행사에서 요구하는 복장. 원래는 연회나 행사에서 특정 색상이나 의복의 형식 등을 규정한 것을 의미하는데, 신발 업계에도 드레스 코드가 있다. 몇몇 브랜드는 매장 앞에 줄을 서 신상품을 구매하거나 응모권을 얻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드레스 코드를 요구하기도 한다. 나이키 역시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추첨 행사를 공지하며 나이키 상의 제품과 에어포스1 모델을 착용한 사람만 응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줄임말로 드코라고도 한다.

래플
온라인 래플이라고도 한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드로(draw)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추첨. 공홈(공식 홈페이지)이나 유명 편집숍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응모하고 추첨을 통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과정을 뜻한다. 어원은 기금 모금을 위한 추첨 복권을 뜻하는 영어 단어 래플(raffle)로, 국내에서는 라플로도 많이 쓰인다. 한정된 수량의 제품을 공정성 논란 없이 배분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가족이나 지인의 개인 정보를 활용해 복수 응모하는 사례가 많다.

리스탁·취스탁
리스탁(restock)은 공홈(공식 홈페이지) 등에 제품이 재입고되는 것을 의미하고, 취스탁은 이전 구매자가 취소한 물량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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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가인 5억원에 거래된 나이키의 문슈.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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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슈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오타가 아니다. 지난 7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43만7500달러(약 5억1500만원)에 팔린 운동화이자 나이키 최초의 러닝화다. 운동화로서는 역대 최고가로 팔린 문슈(Moon Shoe)는 나이키 공동 창업주이자 육상 코치였던 빌 바워먼이 1972년 올림픽 예선전에 나가는 육상선수들을 위해 단 12켤레만 만든 운동화다. 문슈 구매자는 캐나다의 투자가이자 자동차 수집가인 마일스 나달이다. 이전까지 경매를 통해 가장 고가에 거래된 운동화는 마이클 조던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농구 결승전에서 신은 컨버스 농구화로, 조던의 친필 사인이 포함된 이 농구화는 2017년 19만373달러(약 2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발망×H&M 컬래버레이션 리셀 대란
2015년 SPA 의류 브랜드인 H&M은 럭셔리 브랜드 발망과 협업해 패션 아이템 69종을 출시했다. H&M은 해마다 명품 브랜드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모델을 출시에 화제가 됐지만 발망 때는 그 열기가 남달랐다. 저렴한 가격에 발망의 옷을 입고 싶은 패션 피플들과 몇 배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 생각에 설레는 리셀러들의 열망이 뒤섞여 일주일 전부터 매장 앞에서 노숙(캠핑)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발망 대란이 연일 기사화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리셀러의 행태를 비판하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네티즌들은 리셀러가 올린 글에 악플과 허위 댓글을 달며 판매를 방해했다. 게다가 막상 출시된 제품들이 어중간한 퀄리티에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 SPA 브랜드의 가성비와는 거리가 먼 가격으로 악평을 받으면서 중고 거래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재고를 떠안게 된 리셀러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가 이하로 급처분하며 대란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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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 중구 H&M 명동 눈스퀘어점에서 고객들이 SPA 브랜드 H&M과이 패션 브랜드 발망이 협업해 만든 한정판 컬렉션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서 있다.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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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어
말 그대로 뒷문이다.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물건을 얻는 행위를 뜻한다. 정식 발매 전 매장 직원을 통해 미리 물건을 받거나 아예 공장에서 물건을 빼오는 경우 모두 백도어다. 브랜드에서 직접 홍보 차원으로 패션 관련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도 있다. 판매가의 몇 배나 되는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리셀도 결국 구매하는 과정은 공정하지만, 인맥과 자금력을 동원해 얻어낸 특권, 백도어의 경우 시장 질서를 완전히 파괴하고 교란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프로그래밍을 통한 매크로와 자동 완성 기능을 이용해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몇 초면 충분하다)로 작동하기 때문에 온라인 선착순 판매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봇 자체를 판매하기도 하고, 봇을 통해 구매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도 성행 중이다. 패션 아이템을 사재기하는 봇의 인기는 1994년 론칭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 덕분이다. 슈프림의 온라인 숍은 전쟁터다. 수많은 베테랑들과 봇으로 인해 인기 신제품은 단 몇 초면 동이 난다. 박스 로고가 새겨진 셔츠가 발매된 날 슈프림의 웹사이트에는 하루 30억건에 달하는 접속이 발생하기도 했다(봇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수치다). 봇을 걸러내는 웹사이트를 속이기 위해 봇들 역시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사인업
Sign up. 매장 입장 권한(=인스토어)을 사전 등록하는 행위.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슈프림이 신제품 발매일 매장 선착순 입장의 폐해가 커지자 대안으로 마련한 판매 방식이다. 온라인에서 사인업에 성공하면(추첨에 당첨되면) 문자가 발송되고, 오프라인의 경우 이메일에 공지된 등록 장소에서 번호표를 배부받고 이후 추첨을 통해 매장 입장 기회를 준다. 매장 입장 기회이지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는 권한은 아니다.

스니커즈
밑창이 고무로 된 패션 운동화를 뜻한다. '살금살금 가다'라는 뜻인 영어 단어 스니크(sneak)에서 유래했다. 고무 밑창의 특성상 발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생긴 별명이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첫 스니커즈는 1934년 컨버스에서 내놓은 척 테일러 올스타다. 스니커즈의 인기는 언제부터일까. 1970년대에도 나이키 코르테즈 등 시대를 풍미한 제품이 있었지만 진짜 열풍은 1980년대에 시작됐다. 당시 힙합을 대표하는 그룹이자 스트리트 힙합 패션을 확립한 런 디엠시(Run-D.M.C.)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이후로 아디다스 슈퍼스타와 나이키 에어 조던은 패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에는 스니커즈의 역사와 비즈니스, 마케팅 등을 강의하는 정규 수업인 스니커롤로지 101(Sneakerology 101)이 개설되기도 했다.

스니커테크
스니커즈와 재테크를 합친 말로, 신발을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행위. 말 그대로 중고 제품 리셀을 통한 재테크다. 리셀계 선배 격인 샤테크(샤넬+재테크)나 시테크(시계+재테크)와 동일한 작명 과정을 거쳐 탄생한 신조어다.

스니커헤드
열성적인 운동화 수집가를 뜻한다. 수백, 수천 켤레의 운동화를 사 모으고 진열하고 리뷰하고, 때로는 신는다. 국내에서는 만화 '슬램덩크'를 계기로 스니커헤드의 길로 들어선 사람도 적지 않다. 1994년 방영된 MBC 드라마 '마지막 승부'도 농구화의 인기에 불을 붙이며 한국 스니커헤드의 산파 역할을 했다. 수집가이다 보니 리셀러와는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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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정품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는 스톡엑스 직원. /사진제공=스톡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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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엑스(StockX)
미국에 등장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이자 애플리케이션 이름. 조시 루버와 댄 길버트가 공동 창업한 플랫폼으로, 주식시장의 시스템을 신발 중고 거래에 도입했다. 리셀러들의 희망 판매 가격과 구매 희망자의 희망 가격을 매칭시켜 거래를 중개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는 스톡엑스에 물건을 보내고 스톡엑스의 전문가들이 직접 정품 여부를 검증하고 정품 인증 태그를 붙여 구매자에게 배송한다. 2015년 창업 이후 급성장했으며 지난 6월에는 시리즈C 투자를 통해 1억6000만달러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18년 기준 월평균 방문자가 1500만명에 달하고 월 거래 금액은 1억달러에 달한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고트(GOAT), 킥시파이(Kixify)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옥션블루가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XXBLUE(엑스엑스블루)를 론칭했다.

실착
실제로 착용하는 것. 한정판 신발의 경우 워낙 구하기 힘들고 고가에 재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사놓고 모셔두는 경우가 많다. 실생활에서 사용한 경우(신발은 신고 다녔을 경우) 실착이라고 표현한다.

온라인 선착
온라인 쇼핑몰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방식. 손이 빠른 자가 승리한다. 물론 기습적으로 공지되는 온라인 판매 소식 및 판매 시간 정보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인스토어
In-store. 매장 방문 구매 혹은 방문 수령을 뜻한다. 인스토어 래플의 경우 신제품 당첨 여부를 매장에 확인한 후 결제하는 방식을 뜻한다.

캠핑
매장 앞 구매 대기. 매장 앞에서 줄을 선 채 기다리는 행위를 말한다. 1박은 물론 2박, 3박도 불사한다. 발망과 H&M 컬래버레이션 대란 때는 발매 일주일 전부터 노숙을 한 고객들의 소식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돗자리와 담요는 필수지만 브랜드와 매장에 따라선 앉아서 대기하는 것도 불허하는 경우도 있다.

프리미엄
리셀 과정에서 신제품 출시가에 붙는 웃돈. 브랜드와 한정판 여부, 신발 사이즈 등 여러 조건에 의해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컬래버레이션한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Para - Noise)'의 경우 국내 공식 출시가 21만9000원이지만 리셀 평균 시세(리셀가)는 300만원에 육박한다. 출시 직후 붙은 프리미엄만 280만원 수준인 것. GD와 협업했다는 화제성과 818족 한정 발매라는 희소성 덕에 리셀가가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VPN
가상 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을 뜻한다. 인터넷 네트워크의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가상으로 사설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술이다. 보안이 필요한 개별 네트워크를 만들 때 사용되지만, 신발을 해외 구매할 때에도 쓰인다. 원리는 가성 사설망에 속한 컴퓨터 중 하나가 외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 경우 해당 컴퓨터를 이용해 IP 우회하는 것. 즉 VPN을 통하면 사용자는 한국에 있지만 마치 미국 내 컴퓨터에서 접속한 것처럼 속일 수 있게 된다. 특정 국가의 IP 주소를 막아놓은 사이트(슈프림 등)를 이용할 때 쓰인다. 다만 무료 VPN를 이용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상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홍성윤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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