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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과 디지털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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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아시아-42]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최대 규모 국제행사인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베트남과 필리핀, 미얀마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정상들이 부산에서 한데 모이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남다른 시선이 쏠려 왔다. 대다수 한국인에게 천연 자원의 보고나 가성비 만점의 휴양지, 외국인 근로자 공급처 정도로 인식돼 왔던 아세안의 높아진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즉 아세안 및 인도와 협력 관계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기존 4대 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한반도의 경제 지평을 아세안과 인도양으로 넓히겠다는 신남방정책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기대를 모아온 것이다. 이미 한국의 2대 교역 파트너이자 두 번째로 큰 국외 건설 수주시장으로 발돋움한 아세안과 앞날을 논의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될 분야가 있다. 바로 급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디지털 경제가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1차 산업과 2차 산업이 주된 협업 무대였다면 3차 산업은 물론 4차 산업에서도 한국과 아세안이 긴밀하게 손을 잡는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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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중심부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업무 중인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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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에 대한 한국 사회 전반의 관심 증가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경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몇몇 스타트업계 및 벤처캐피털업계 종사자 등을 제외한다면 동남아 여행길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보거나 코워킹 스페이스를 지나친 경험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열풍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디지털 경제는 아세안 주요 지역에서 지난 몇 년간 팽창 가도를 달려 왔다. 실제 최근 공동으로 '동남아시아 인터넷 경제 2019' 보고서를 발표한 구글과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컴퍼니는 올해 동남아 인터넷 경제 규모가 사상 처음 1000억달러(약 116조250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9%가량 늘어난 수치로, 2025년에는 동남아 인터넷 경제가 3000억달러(약 348조7500억원)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를 반영하듯 아세안 디지털 경제 발전을 이끌어 온 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 또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의 테크 전문매체 테크 인 아시아에 따르면 2013년 8억달러(약 9300억원)에 불과했던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액은 2018년 109억달러(약 12조6700억원)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아세안에 10개의 유니콘(Unicorn·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이 탄생한 사실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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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쇼핑몰에 설치된 디지털 뱅킹 홍보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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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시 중심가에서 앱 기반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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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용 인구의 폭증 및 스마트폰 보급의 확산 등과 맞물려 질주해 온 동남아 디지털 경제 열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여전히 열악한 IT(정보통신) 인프라스트럭처와 고급 개발 인력 부족, 높은 금융 문맹률 등은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세안 국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수익 모델 부재에 힘겨워하는 일부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화와 디지털화의 거센 물결 속에 스타트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경제의 중요성이 더욱 각광받을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아세안 역시 마찬가지다. 아세안 회원국들이 경쟁적으로 친스타트업 정책을 발표하고 디지털 경제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앱(애플리케이션)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에서 출발한 인도네시아 최초의 데카콘(Decacorn·기업 가치가 10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 고젝(Go-Jek)의 창업자가 얼마 전 자국 교육문화부 장관에 임명됐다는 뉴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화 관계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정상회의가 한국과 아세안 간에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새로운 디지털 협력 모델을 고민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정환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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