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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FA에 인색했던 두산, 오재원 또 잡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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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오재원을 향한 엇갈리는 평가... 가치 증명은 베테랑의 숙명

오마이뉴스

▲ 다시 한번 FA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오재원 ⓒ 두산 베어스



오재원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내야수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두산에서만 활약하며 베어스 군단의 황금기를 함께한 베테랑이다. 경기중 승부욕이 지나쳐서 종종 거친 언행을 남발하여 비판받기도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팬서비스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우리혐'(우리형+극혐)으로 불릴만큼 애증이 공존하는 독특한 캐릭터의 선수이기도 하다.

오재원의 2019 시즌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팀의 주장을 맡았음에도 정규시즌에는 개인성적이 타율 .164 3홈런 18타점에 그치며 프로 데뷔 이래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4경기에서 타율 .500(10타수 5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것도 중요한 승부처에서 빛났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김태형 감독도 한 시즌 내내 마음고생을 딛고 팀분위기를 잘 이끌어준 오재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오재원은 최근 FA(자유계약선수) 신청을 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하지만 정규시즌 타율 1할대에 그친 선수가 FA를 신청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오재원은 돈 문제보다도 '매일 경기에 꾸준히 출장하고 싶은' 의지를 이유로 꼽은 바 있다. 두산 팬들 사이에서도 오재원을 어떻게 대우해야할지를 놓고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첫 번째 FA때 4년 38억에 두산 잔류

오재원은 2015년 첫 번째 FA때는 4년 38억의 조건으로 두산에 잔류한 바 있다. 당시 FA 거품이 한창 극심할 시기였음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렴한 계약에 가까웠다. 바꿔말하면 전통적으로 내부 FA에 인색하던 두산이 오재원에게는 어느 정도 애정을 보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오재원의 가치는 그때보다 더 떨어졌다.

오재원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자 베어스의 라커룸 리더다. 칭찬을 아끼는 김태형 감독이나 두산 구단에서도 오재원의 팀 공헌도를 높이 평가할 정도다.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한 프리미어12나, 지난 한국시리즈에서 증명했듯이 승부처에서 한 방씩 터뜨려주는 '클러치 능력'은 기록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러나 과거의 공헌도나 상징성을 빼고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데이터만 놓고보면 오재원의 가치가 하락세인 것도 분명하다. 오재원의 FA신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두산이 굳이 오재원을 잡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진다. 오재원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 여섯이 된다. 올시즌의 급격한 부진이 일시적인 슬럼프일 수도 있지만 나이에 따른 노쇠화 우려를 피할수 없다.

두산에는 이미 최주환이라는 주전급 2루수가 있다. 하지만 최주환도 2019시즌 성적은 타율 0.277 4홈런 47타점으로 부진했다. 최주환이 수비보다 타격에 더 강점이 있는 선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인 두산 내야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기엔 불안 요소가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최주환의 부진이 오재원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분석도 존재한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시즌 초반은 예외도 하더라도, 복귀 이후에도 경기 후반 수비 안정을 이유로 오재원과 교체되는 경우가 잦았다.

오재원은 올시즌 두산에서 출전 기회가 많이 줄어들어 힘들었다는 고백을 했지만 이는 사실과 조금 차이가 있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선발 출장보다 대타나 대수비로 나가는 빈도가 높아진 것은 맞지만, 올시즌 오재원이 선발로 나왔을 때 보여준 경기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꾸준히 출장기회를 얻은 편에 가깝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그를 중용하며 두산 팬들로부터 다른 선수들의 기록까지 희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 때문에 전화위복이 되기는 했지만, 정규시즌 성적 상으로는 오재원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되었더라도 할 말이 없었을 상황이었다.

사실 두산은 예전부터 나이가 들거나 몸값이 지나치게 높아진 내부 FA를 잡는데 소극적이었다. 양의지, 김현수, 민병헌, 최준석, 홍성흔, 이종욱 등은 모두 두산에서 한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지만 FA가 되자 구단은 이들을 모두 떠나보냈다. 잡으려는 의지가 아예 없었다기보다는 무리한 '오버페이'를 하지 않았다. 두산은 이들 없이도 우승을 차지하며 장기간 프로야구의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금전적 대우보다 중요한 본질

만일 오재원이 두산을 떠나 FA 시장에 나온다면 갈 팀은 있을까? 일단 당장 2루수 수급이 필요한 팀들은 꽤 존재한다. 센터라인이 약한 LG, SK, 롯데 등이 대표적이다. 안치홍-김선빈이 모두 FA로 풀리는 기아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LG와 SK는 이번 FA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분위기다. 2루수 영입에 관심이 있는 팀이라도 1순위는 안치홍이 유력한데 기아가 프랜차이즈스타를 쉽게 놓을 가능성은 낮다.

노장에 하락세인 오재원에게 거액을 들여 출전기회를 보장할 팀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최근 프로 구단들의 트렌드는 확실한 전성기의 선수가 아닌 이상, 외부 FA에 큰 돈을 들이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부에서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기조에 가깝다.

결국 금전적인 대우 문제보다 중요한 본질은, 오재원이 두산에 남든 타팀으로 이적하든 다음 시즌에도 험난한 주전 경쟁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엄밀히 말해 오재원은 올시즌 김태형 감독의 신뢰가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출전기회도 얻지못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KBO리그에서 두산이 아니라 어느 팀이든 오재원에게 꾸준한 출전기회를 보장할 팀은 보이지 않는다. 한정된 기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도 베테랑의 숙명이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는 것을 포기하고 불확실한 모험을 선택할 가치가 있는지는 오재원의 판단에 달렸다.

이준목 기자(seaof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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