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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과학을읽다]춥다고 환기 안하면 '라돈'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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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기율표 부분. 원자번호 86번의 원소 '라돈(radon, Rn)'은 강한 방사선을 내는 비활성 기체 원소입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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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부터 실내 '라돈(radon, Rn)' 농도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환기를 잘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돈은 우라늄(Uranium)과 토륨 (Thorium)의 방사능 붕괴로 생성되는 무거운 기체 원소로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 방사성 물질입니다. 방사성 비활성기체로 무색, 무미, 무취의 성질을 가졌으며 공기보다 무겁습니다. 지구상에 흔한 우라늄과 토륨에 의해 생성되는 만큼 건물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미세한 틈을 통해 실내에 유입돼 쌓이게 됩니다.


건축자재에 들어 있는 라듐이나 지하수에 녹아 있는 라돈이 유입되기도 합니다. 공기보다 무거워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 라돈이 쌓이고, 이렇게 쌓인 라돈이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폐암 등을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연간 1인당 방사선 피폭량 한도를 1mSv(밀리시버트)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과 지면에서 발생하는 자연방사선은 연간 2~3mSv나 됩니다. ICRP가 권고한 연간 방사선 피폭량에는 자연방사선과 의료방사선의 양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CT촬영 1회에 개인에 따라 1~10mSv 정도 피폭됩니다. 개인 종합검진 프로그램 1회당 방사선 노출량은 2.5mSv 정도로 한국인이 1년에 쬐는 방사선량은 평균 3.6mSv 정도하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 피폭량은 인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예상보다 많은 라돈 수치입니다. 한 사람 당 연간 세계 평균 자연 방사선 피폭량 2.4mSv 가운데 라돈 비율은 1.3mSv 수준으로 5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활 속 라돈 수치가 위험 수준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영화관이나 주택은 물론 지하철역과 유치원, 카페, 화장실, 사무실 등에서도 라돈이 검출됐습니다. 권고 기준은 4pCi/L(피코큐리, 148Bq/㎥) 이지만, 최근 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시간 실내에 있을 경우 권고치 이하의 양이라도 인체로 유입될 수 있는데 기준치를 넘어선다면 더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라돈 측정 결과 일부 학교에서 실내기준치 148Bq/㎥(베크럴)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돼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이 최근 지난 7일 교육부가 제출한 일선 학교의 실내 라돈 측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라돈 수치를 측정한 전국 1만1298개 학교 가운데 41개 학교에서 실내 라돈 기준치 148Bq/㎥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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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한 초등학교는 기준치의 9배에 달하는 1322.7Bq/㎥의 라돈이 검출됐고,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기준치 7배를 웃도는 1083Bq/㎥의 라돈이 검출돼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막연한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지만, 가족의 건강을 위해 주의할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생활환경정보센터'를 통해 라돈 관련 정보와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돈 지도를 보면서 거주지의 평균 라돈 농도를 확인하고, 불안하면 구청에서 무료로 라돈 측정기를 빌려 측정해볼 수도 있습니다.


주택의 경우 라돈 유입 차단을 위해 바닥이나 벽의 균열을 보수하고,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는 반드시 친환경 인증을 받은 자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자주 환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밤에 라돈 농도가 진해집니다. 잠자기 전후에 한 번 정도 환기해 실내 라돈 농도를 낮춰주는 것은 어떨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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