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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유학생들의 홍콩사태 대자보 집단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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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홍콩 민주화시위 지지 현수막과 대자보에 대한 중국 유학생들의 대처 방식이 안하무인이다. 서울대에서는 홍콩 시민들을 위해 응원 문구를 적어 넣을 수 있도록 설치된 ‘레넌 벽’이 중국 유학생들에 의해 훼손됐는가 하면 연세대에 걸린 ‘홍콩 해방’ 현수막은 절단됐다. 고려대의 대자보도 찢겨진 채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한양대에서도 게시판이 훼손되면서 우리 학생과 이를 훼손한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져 자칫 물리적 충돌 사태로까지 확대될 뻔했다.

민주사회에서 시민들이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에 속한다. 진리와 이상을 추구하는 대학사회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중국 유학생들이 몰려다니며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를 제멋대로 훼손하는 행위는 민주사회의 기본 권리를 부인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재물손괴에 해당하는 엄연한 범죄 행위다. 홍콩이 중국 정부의 관할하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반발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대처방식은 분명히 잘못됐다.

중국인들의 오만방자한 집단행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성화 봉송 때도 중국 거류민들은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에 항의하는 우리 시위대를 향해 돌을 던지고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이를 저지하려고 출동한 경찰에까지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세계 주요 도시에서 반중 시위가 열렸지만 중국인들의 집단 폭력은 서울이 유일했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을 깔보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사태였다. 우리 정부의 굴욕적인 ‘3불정책’ 약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의 홍콩 시위가 과거 우리의 ‘6월 항쟁’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할 만큼 그들의 민주화 갈망 의지는 절박하다. 시위 현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진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중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공식성명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비록 정부는 나서지 못한다고 해도 대학 캠퍼스에서조차 중국 유학생들이 자기들 안방인 양 행세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간다면 중국은 한국을 더욱 업신여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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