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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공개 소환된 조국… 檢, 사실과 증거에 입각해 결론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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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출두한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국 지지자들이 파란 장미를 들고 서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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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8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며 강제 수사에 착수한 지 79일 만이다. 조 전 장관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차명 주식투자와 자녀 입시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의 종착지인 조 전 장관에 대한 직접 조사로 정국을 요동치게 한 이번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앞서 검찰은 11일 정 교수를 사모펀드 불법 투자와 자녀 입시 비리, 증거 인멸 등 14가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중 상당 부분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 가장 핵심적인 의혹은 정 교수가 2차 전지업체 WFM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다. 조 전 장관이 이를 알았다면 공직자윤리법상 직접투자 금지 규정에 저촉되고 재산 허위신고 혐의도 받을 수 있다.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둘러싼 의혹은 뇌물 혐의로 번질 수 있는 사안이고, 자녀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과정 개입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조 전 장관 출두와 수사는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다. 대검이 최근 시행한 ‘공개 소환 전면 폐지’ 조치에 따라 조 전 장관은 비공개로 출석해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수개월 동안 정국을 혼돈에 빠지게 한 당사자로서 자진해서 포토라인에 서서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검찰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특이한 장면이다. 피의자나 피고인이 수사기관이나 재판정에서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진술거부권인데, 조 전 장관은 공인으로서 정치적 책임보다 법적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는 혐의와는 무관하게 과도한 검찰권 행사라는 지적이 나온 게 사실이다. 무리한 수사 행태와 부당한 인권침해 논란은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검찰은 이런 현실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오직 사실과 증거에 입각해 조 전 장관 수사와 신병 처리 결정에 임해야 한다. 어떤 정치적 고려도 해서는 안 되며, 검찰의 명운이 달렸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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