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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영상 놓쳤지만, 아시아 투수 '새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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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아시아 투수 최초로 '1위표'… 디그롬은 만장일치 수상 실패

평균자책점 타이틀 석권·올스타전 선발 영예… "올해 내 점수 99점"

"99점."

지난 2013년 10월 미프로야구(MLB) 데뷔 첫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류현진(32)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스스로 올 시즌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소프트랜딩(연착륙)'한 뒤였다.

이후 어깨와 사타구니 부상으로 6년의 절반 가까이 쉬어야 했던 류현진이 14일 같은 장소에서 빼곡히 몰린 취재진과 팬들 앞에 다시 섰다. 그는 "올해도 99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류현진은 2013년 그 이상이었다. 3월 29일 LA다저스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시즌 첫발을 뗀 그는 정규리그 29차례 선발 등판(182와 3분의2이닝)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 163탈삼진을 기록했다. 아시아 투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영광도 안았다. 그는 "몸 상태가 좋아서 좋은 기록들이 나왔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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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금의환향’ -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왼쪽)이 14일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며 환영 나온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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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00점 만점에서) 1점을 깎은 건 8월 시작된 부진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그는 8월 12일까지 평균자책점 1.45를 유지하며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독주했다. 하지만 이후 4경기에서 19이닝 21실점(평균자책점 9.95)으로 난타당하며 승리 없이 3패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2.45까지 치솟으며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기세를 잃었다.

류현진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 WAA)가 이날 공개한 사이영상 투표 결과, 1위 표 1장과 2위 표 10장, 3위 표 8장 등 88점을 얻어 내셔널리그 2위를 차지했다. 사이영상의 영예는 30장 중 1위 표 29장을 몽땅 가져간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에게 돌아갔다.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는 72점으로 3위였다. 디그롬은 승패(11승8패)와 평균자책점(2.43)에서 류현진에 다소 못 미쳤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닝(204이닝)을 던지고 더 많은 탈삼진(255개·전체 1위)을 잡아내 전체적인 평가에서 앞섰다. 작년 1위 표 30장을 모두 받았던 그는 올해 류현진이 1위 표 한 장을 가져가는 바람에 2년 연속 만장일치 수상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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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 발표 후, 류현진에게 1위 표를 던진 마크 휘커 기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팬들로부터 디그롬에게 2위 표를 준 데 대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날 소속 매체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를 통해 "8월 12일까지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말도 안 되게 낮은 1.45였다"며 "이후 4경기에서 부진했다고 해서 그에게 사이영상을 주지 않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류현진이 디그롬만큼 많은 삼진을 잡진 못했지만 삼진/볼넷 비율이 6.79로 디그롬(5.80)에게 앞섰다"고도 했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아시아 투수로는 처음으로 사이영상 1위 표를 얻는 성과를 남겼다. 총 점수는 2013년 93점으로 2위를 차지한 일본의 다르빗슈 유(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올해 21승6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팀 동료 게릿 콜을 제치고 사이영상을 품었다.

임신한 아내 배지현씨와 함께 귀국한 류현진은 "사이영상 1위 표는 예상도 못 했고 신경도 안 썼는데, 막상 받으니 기분이 좋다"며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토]류현진, 사이영상은 놓쳤지만 금의환향한…아시아 투수 '새 역사' 썼다

[인천=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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