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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겹악재에 쓰러진 항공업계..3분기 일제히 ‘어닝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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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영업이익 1179억..전년보다 70% 감소

아시아나·제주항공 등 일제히 '적자전환'

日여행감소·환율 상승·경기 둔화..거듭된 악재

"4분기 전망도 어두워...구조조정 빨라질 듯"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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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항공업계가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며 ‘어닝쇼크’를 경험했다. 감소한 일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데다 환율 상승과 같은 대외적인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통상 3분기는 추석·여름방학이 몰려 대목으로 불리지만 이번 만큼은 연이은 악재로 수익성이 쪼그라들었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뛰어들 예정이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시에 항공업계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항공업계 줄줄이 ‘적자’..대한항공 영업익 전년보다 70%↓

14일 발표된 3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항공업계는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미 시장에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악화가 예견된 바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적자 폭이 예상보다 심각했다.

우선 국내 항공업계의 ‘투톱’ 대한항공(003490)와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전년(3928억원)과 비교해 70% 줄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 267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매출 역시 3.7%감소한 3조 283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가 예상치(1800억원)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손실 570억원·당기순손실 2325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저비용항공사(LCC)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업계 1위 제주항공(089590)은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할 때 87.4%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368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3%증가하며 선방했으나 수익성 후퇴를 막지 못했다.

진에어도 영업손실 131억원, 당기순손실 181억원으로 일제히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티웨이항공도 영업손실 102억원, 당기순손실 2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제주항공과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보다 5.3%늘며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순이익이 뒷걸음질쳤다.

◇ 日여행 감소·환율 상승..‘겹악재’에 신음한 항공업계

통상 3분기는 항공업계의 ‘대목’으로 통한다. 여름방학은 물론 추석연휴까지 겹쳐 항공수요가 연중 가장 높은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성수기 효과는 커녕 대형항공사를 비롯한 모든 항공사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가장 큰 악재로 일본여행 감소가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일본 여객은 약 439만명으로 전년 동기(513만명)보다 14.6% 감소했다.

승객이 줄어들자, 항공업계도 일본노선을 대폭 축소하며 중국·동남아 등지로 대체노선을 개발했다. 그러나 정작 수익성에는 걸림돌이 됐다. 단시간 내 공급이 몰리는 상황이 되자, 결국 저가경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환율 상승·화물수요 부진 등 대외적인 조건도 나빴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됨과 동시에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화물 물량이 감소했다. 홍콩 정세 불안에 따른 홍콩 여행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보잉 기체 결함 이슈까지 겹치며 일부 기종이 ‘운항 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체적인 수송실적이 감소했다”며 “여기에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 이어 ‘어닝쇼크’가 닥치자 항공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된 이스타항공의 경우 최근 매각설에 휩싸일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이미 새 주인을 찾은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매각설이 제기되며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미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내년부터 신생LCC 3곳이 도전장을 내미는 등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 업계가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시작할 정도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며 “4분기 전망 역시 어두운 가운데 내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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