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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대목' 여름장사서도 재미 못본 한전…전기요금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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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1조2393억원…전년비 11.2%↓

정비 원전 늘고 원유·석탄가격 등도 부담 여전

연간 실적도 ‘빨간불’…요금개편 목소리 커질듯

내년엔 회복…증권가 3조원 전후 영업익 기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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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이하 한전)가 올 ‘여름철 전기 장사’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원유·석탄 등 전력 생산을 위한 원재료 가격이 높았고 원자력발전소 정비 일정도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다.

전력업계를 중심으로 한전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요금체계 개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한전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2393억원으로 전년(1조3952억원)보다 11.2% 감소했다고 13일 공시했다. 국제회계기준을 반영한 2011년을 기준으로 9년 만에 최저다. 매출액(15조9123억원)과 당기순이익(2411억원)도 각각 전년보다 3.0%, 67.3% 줄었다.

올해 연간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전은 전력 판매회사이기 때문에 일부 외국 투자사업을 빼면 여름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3분기에 수익을 내서 다른 기간의 손실을 메우는 형태다. 한전이 지난해 3분기 이후 4개분기만에 흑자를 내긴 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이유다.

현 추세라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적자 가능성이 크다. 한전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107억원으로 2080억원의 적자를 낸 지난해보다 46.5% 줄었다. 1~3분기 누적 매출액(44조2317억원)도 2.7% 줄고 당기순이익 적자 폭도 4318억원에서 9323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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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한국전력공사 영업이익 (전망) 추이. 2019년 4분기는 하나금융투자 최근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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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원가가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생산의 약 45%를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에 필요한 석탄·원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 3분기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2% 높은 배럴당 65달러였다.

전체 전력생산의 약 30%를 차지하는 원전가동률이 지난해 3분기 73.2%에서 65.2%로 줄었다. 한전은 올초 3분기 원전 가동률을 77.4%로 예상했으나 한빛 4호기 등 2곳에서 예상치 않은 정비 수요가 발생하며 가동을 멈췄다. 국내 25기 원전 중 13기가 3분기 중에 정비를 했거나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멈췄다. 약 17% 비중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위한 LNG 가격이 내렸으나 다른 악조건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상대적으로 덜 더운 여름이었던 영향으로 전기판매수익도 지난해보다 2925억원 줄었다.

한전의 부진한 실적으로 한전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필요성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개편을 추진한다.

원료가격 상승과 원전 정비 등으로 9년 만에 가장 부진했던 실적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이던 2011~2013년에도 3분기 영업익이 이보단 높았다. 전력업계에선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을 배제한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으로 한전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장현국 삼정KPMG 상무는 전날 한 국회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원가보다 여론으로 결정되는 모습”이라며 “에너지 전환으로 전기공급 원가가 높아지는 건 자명한 만큼 요금 인상요인을 인위적으로 억눌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전의 내년 경영환경은 요금체계 개편을 배제하고도 올해보다는 나아질 전망이다. 국제 석탄 단가가 최근 하락하고 있고 추가 변수가 없는 한 원전 가동률도 내년 1분기엔 80% 이상을 회복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최근 한전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을 3조원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석탄 단가가 3분기부터 상당히 내리고 있는 만큼 내년 1분기까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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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한전 실적 및 전망 추이(억원). 2019년 이후는 하나금융투자 최근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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