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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민원 처리 불만" 군청 공무원 향해 마취총 발사 50대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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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장전되지 않았지만, 위험성 큰 행위…범행 동기도 참작 안 돼"

연합뉴스

총기(PG)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공무원의 업무 처리에 불만을 품고 군청에 찾아가 마취액이 없는 유기견 포획용 마취총을 공무원 등을 향해 쏜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조정래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올해 7월 23일 오전 8시 47분께 홍천군청 부군수실에 찾아가 마취주사기가 장전되지 않은 마취총을 벽을 향해 한 차례 격발하고, 그 소리에 놀라 부군수실을 찾은 모 국장의 다리를 향해 또다시 격발했다.

이후 축산과에서 한 차례, 환경과에서 두 차례, 행정과에서 한 차례 등 장전되지 않은 마취총을 모두 여덟 차례 쏴 공무원들의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연보호단체 지역협의회장을 맡은 A씨는 "이런 건(마취총) 군에서 사줘야 하는데 사비로 샀다"며 시범을 보이겠다고 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취주사기가 장전되지 않아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A씨의 '공포 사격'은 40분 동안 이뤄졌고, 공포탄처럼 화약이 터지는 큰 소리에 놀란 공무원들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협을 느꼈다.

야생동물 임시 보호시설 관리위탁 단체 선정에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가 탈락하자 불만을 품은 A씨는 공무원들을 압박해 재정적 지원이라도 받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같은 해 6월까지 모두 44건의 정보공개 청구 등 각종 민원 제기와 민원 응대에 대한 불만을 군청 게시판에 게시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민원이나 요구 사항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군청을 방문해 항의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전해졌다.

조 부장판사는 "여러 차례 마취총을 격발해 위협한 행위는 위험성이 크고 공무수행 중인 공무원들은 두려움을 크게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민원 등의 불만을 표출한 범행 동기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군수 등이 그간 피고인의 자연보호 활동에 노력한 사정 등을 들어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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