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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DI , 올해 성장률 ‘2% 턱걸이’ 전망…“내년에도 잠재성장률 밑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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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

성장률 2019년 2.0%→2020년 2.3% 완만한 회복

4분기 설비투자 반등, 이·불용액 최소화 요인

민간부문 위축으로 인한 성장잠재력 하락엔 경고

“2년 연속 잠재성장률 하회, 경제리더십 요구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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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은 13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2.3%로 내다봤다. 상반기 전망치(2019년 2.4%, 2020년 2.5%)에서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향후 경기 부진이 심화되지는 않겠지만, 다수의 하방 위험이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이 올해 2.0% 성장률이 가능하다고 본 이유는 하반기 들어 설비투자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한 설비투자는 2분기 -7.0%, 3분기 -2.7% 등으로 감소 폭이 줄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대기업의 대규모 시설 투자 소식 등이 있어서 4분기에는 설비투자가 약간 반등할 수 있고, 정부 부문에서도 이불용 최소화 등 재정집행을 독려해 예년에 비하면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3분기에 비해 4분기 성장률이 뛰어오르면 연간으로 2.0%에 도달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대내외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도 기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수요의 회복과 함께 기저효과의 영향이 더해지며 내년에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수출 역시 신흥국 투자수요 확대로 점차 개선되리라는 진단이다. 또 부진했던 건설투자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토목 쪽을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연구원은 투자와 소비 등 민간부문의 위축이 성장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수요 위축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민간부문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큰 폭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정부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1%를 넘겨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치(2.0%)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지갑을 닫은 기업과 가계 대신 정부가 성장률을 끌어올린 셈이다.

김성태 실장은 “내년에 2.3% 성장률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상황”이라며 “아웃풋 갭(실질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의 차이)이 마이너스로 좀 더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책 조합(폴리시 믹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응하고 민간의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경제·사회 구조를 좀더 유연하게 전환하고, 특히 기술 발전과 서비스시장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도 함께 요구했다. 다만 방점은 통화정책에 찍혔다. 연구원은 9.3% 증가율로 편성된 2020년 정부예산안에 대해 대내외 수요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한 뒤, 중기적으로 재정수지 적자 폭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국민부담률 상승 등 총수입 확대를 공론화하는 등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더욱 완화적인 기조로 운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0%대 저물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는 것에 대비해 명목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전망총괄은 “확장적인 재정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조합이 이뤄지면 경기 대응에 더욱 효과적”이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6개월 안에 한 번 정도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20만명대 후반)보다 다소 줄어든 20만명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완만한 경제 성장세와 일자리 정책의 영향으로 실업률은 올해(3.8%)보다 낮은 3.5% 수준으로 떨어지겠지만, 생산연령인구(15~64살)의 감소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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