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6236666 1182019111356236666 05 0501001 6.0.20-RELEASE 118 오마이뉴스 0 false true true false 1573607957000 1573608014000

혼돈에 빠진 슈퍼 라운드,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글자크기

[프리미어 12] 대한민국과 일본 모두 첫 패배... 3승 멕시코도 안심 못해

강약 구도가 확실해질 것 같았던 제2회 프리미어12의 슈퍼 라운드가 혼돈에 빠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대한민국과 일본이 각각 슈퍼 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패하면서 향후 일정에 따라 순위가 급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과 일본의 슈퍼 라운드 경기는 ZOZO 마린 스타디움과 도쿄 돔에서 12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동시에 열렸다. 대한민국은 대만에게 0-7로 무기력하게 패했고, 일본도 미국에게 3-4로 패했다. 같은 날 낮에 열렸던 멕시코와 호주의 경기에서는 멕시코가 호주를 3-0으로 꺾으며 3승을 거뒀다.

컨디션 난조 보인 김광현, 무기력한 타선
오마이뉴스

▲ 12일 일본 지바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 대만과 한국의 경기.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한국 박병호가 삼진아웃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있어서 대만과의 승부는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올림픽 개최국)을 제외하고 대만이나 호주보다 더 높은 대회 순위를 기록해야 하는 이상 대만과 호주를 직접 상대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했다.

그러나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김광현(SK 와이번스)이 경기 초반부터 난조를 보였다. 2회에 2실점했고 4회에도 1점을 추가로 내주는 바람에 3.1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에 물러나고 말았다. 다행히 김광현을 구원하여 등판했던 하재훈(SK 와이번스)이 추가 실점 없이 급한 불을 끈 덕분에 더 이상 점수가 벌어지는 대참사는 면했다.

사실 타선이 경기 중반까지 따라가는 점수를 뽑아 줬으면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팀의 타선은 대만의 선발투수 장이에게 꽁꽁 묶이고 말았다. 장이는 6.2이닝 4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이 날 대한민국의 타선을 꽁꽁 얼려 버렸다.

대한민국 타선은 9회까지 산발 5안타 5볼넷에 그쳤고, 그래도 3점 차를 지키던 불펜도 후반에 무너지고 말았다. 7회초에 등판했던 원종현(NC 다이노스)은 천쥔슈에게 던졌던 슬라이더가 실투가 되는 바람에 3점 홈런을 허용, 승부의 균형이 완전히 대만 쪽으로 기울어 버렸다.

추격이 힘들어진 9회에도 실점은 추가됐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등판했던 문경찬(KIA 타이거즈)은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한 뒤 도루까지 허용헀다. 2사 2루 상황에서 린홍위의 우익수 방향 안타 때 교체 투입된 포수 박세혁(두산 베어스)은 외야에서 들어온 홈 송구를 놓치면서 추가 실점했다.

대표팀은 1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첫 경기에서 대만에 패배를 당한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대만에게 당한 1패를 슈퍼 라운드까지 안고 가야 했고,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긴 했지만 결승전에 올라갈 때까지 긴장을 놓을 수 있는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일본이나 대만에 강한 선수들이 좀 더 있었더라면...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의 타선을 상대하기 위해 대만은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뛴 적이 있던 장이를 선발로 내세웠고, 지바 롯데 마린즈 소속의 천관위를 필승조로 활용했다. ZOZO 마린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렸던 점을 감안하면 두 선수 모두 퍼시픽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어서 이 경기장에 익숙했다.

이와는 반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엔 국제대회 경기가 자주 열렸던 도쿄 돔에 익숙한 선수들은 많았지만, 마린 스타디움에 익숙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KBO리그 역대 선수들 중 마린 스타디움을 경험한 선수는 치바 롯데에서 뛰었던 이승엽(은퇴), 김태균(한화 이글스), 이대은(kt 위즈) 그리고 퍼시픽 리그에서 뛰었던 박찬호(은퇴),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정도였다.

그러나 세월은 흘렀고 박찬호가 2012년, 이승엽이 2017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김태균과 이대호는 아직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대표팀에 선발된 적이 없다. 4년 전 대회에서는 당시 치바 롯데 소속이었던 이대은이 나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대표팀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날 대만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던 김광현은 사실 대만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 못했다. 일단 1라운드에서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등판한 다음 경기에 등판한 순서대로 등판하긴 했는데, 컨디션이 썩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던 게 다행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김하성(키움 히어로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등 테이블 세터들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결정타를 날려줘야 할 중심 타선에서 한 방을 보여준 선수는 김재환(두산 베어스) 뿐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현재까지 김재환이 미국 전에서 기록했던 홈런 한 방이 전부이며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는 플레이오프에서 가벼운 부상을 입은 이후 지금까지 타격감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게 발목 잡힌 일본, 슈퍼 라운드 순위 대혼란

같은 시간 대에 열렸던 경기에서 일본도 미국에게 발목이 잡혀 이번 대회 첫 패를 기록했다. 한 점 차의 승부로 나름 분전했지만, 베테랑 투수 클레이튼 리차드(2.2이닝 2실점 1자책 구원승)까지 등판했던 미국의 계투진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만 10홈런을 기록했던 미국은 슈퍼 라운드에 들어와서 공격력이 다소 약해지긴 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13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11안타를 기록하며 수비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비록 멕시코와 대한민국에게 2패를 당했지만, 미국에게 남은 슈퍼 라운드 일정은 호주와 대만과의 경기다. 일단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인 호주가 다른 5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밀리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게도 아직 결승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일본은 미국에게 이번 대회 첫 패를 당하긴 했지만, 그동안 치러진 경기들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특히 슈퍼 라운드에 들어와서는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호주를 상대로 8회초까지 2-2로 답답한 경기 내용을 보여주다가 8회말에 겨우 결승점을 내는 데 성공했을 정도였다.

미국과 대만 그리고 호주에게 승리하며 3승을 쌓은 멕시코도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현재까지의 3승은 1라운드 각 조의 2위를 상대로 한 것이며, 아직까지는 다른 조의 1위 팀들을 상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13일 밤에 B조 1위 일본을 만나고 15일 밤에는 C조 1위 대한민국을 만나는데, 이 두 경기가 멕시코에겐 결승 진출로 가는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로 ZOZO 마린 스타디움에서의 경기는 모두 끝났고, 남은 대회 경기는 모두 도쿄 돔에서만 열린다. 14일에는 경기 일정이 없으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휴식을 취한다. 일본은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경기가 없으며, 16일 슈퍼 라운드 마지막 일정으로는 이번 대회 최고의 흥행 카드인 한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슈퍼 라운드 남은 2경기, 1패라도 추가되면 위험하다

슈퍼 라운드의 남은 경기는 모두 6경기로 대한민국에게는 2경기가 남았다. 이 경기 중에서 승부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미국과 호주의 13일 경기, 호주와 대만의 16일 경기 뿐이다. 물론 이 경기에서도 호주가 캐나다를 꺾은 것처럼 이변이 연출될 수도 있다.

멕시코와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에 할당된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서로 경쟁하며, 대한민국과 대만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대륙에 할당된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 호주도 함께 경쟁하고 있지만 이미 3패가 적립된 상황에서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어렵다.

일단 멕시코와 미국의 경쟁은 15일에 열리는 두 경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낮에 대만과 먼저 경기를 치르고, 멕시코가 밤에 대한민국과 경기를 치르는데, 슈퍼 라운드 일정을 15일에 끝내는 멕시코와 미국은 이 경기들의 결과에 따라 아메리카 대륙에 할당된 출전권을 누가 손에 쥘 것인지 알 수 있다.

13일에 열리는 멕시코와 일본의 대결은 올림픽 출전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결승 진출 팀의 운명을 선택하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이 미국에게 패한 이상, 만일 멕시코에게까지 연패를 당한다면 일본은 최악의 경우 멕시코와 미국에게도 순위가 밀리며 결승 진출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15일 낮에 열리는 대만과 미국의 대결은 대만에게 패한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도 주시할 필요가 생겼다. 대만보다 최종 순위에서 우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만일 대만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대한민국은 남은 2경기에서 1패라도 당하는 순간 위험해진다. 대한민국과 대만이 동률이 되는 순간 승자승 원칙에 따라 대한민국이 밀린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멕시코보다 순위가 높아야 올림픽 출전권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만전 승리가 절실하다. 미국 역시 15일 낮에 대만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한 뒤 같은 날 밤에 열리는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승리하길 바라는 입장이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국제대회에서 멕시코에게 패한 적은 없다. 2006년(제 1회 WBC), 2008년(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2009년(제 2회 WBC) 그리고 4년 전 제 1회 프리미어 12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16일 낮에 열리는 호주와 대만의 경기에서 대만의 승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일단 멕시코와 일본을 모두 이겨야 한다.

만일 모든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일본과의 경기를 치렀다면 부담이 적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과 일본 모두 충격을 한 번 씩 받은 이상, 슈퍼 라운드의 마지막 일정은 대회 최대의 흥행 카드임과 동시에 당사자인 두 팀 입장에서도 죽기살기로 승부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직 대한민국은 다음 2경기에 등판할 선발투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위험한 상황을 맞이한 이상, 대한민국은 11일 미국과의 경기에서 등판했던 양현종이 대표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16일 경기에 등판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12일 경기에서 김광현의 투구수가 그리 많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17일 결승전을 준비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대만보다 대한민국이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만과 직접 승부한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앞으로 일정은 대표팀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4년 전에도 1라운드에서 2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토너먼트에서 모두 승리하며 초대 대회 우승의 위업을 이뤄냈다. 살얼음판을 달리게 될 대한민국 대표팀이 남은 일정에서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보자.

김승훈 기자(stepan2k@nate.com)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