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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구자 2명중 1명, 임신하고도 '지도교수'에게 바로 못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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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ESC젠더다양성특별위원회, '임신부 연구자 실험 환경 설문조사'

임신부 연구자 70%이상, 유해물질 노출 경험한적 있어

뉴스1

브릭 설문조사 갈무리(브릭 홈페이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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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여성 과학기술인 2명 중 1명 이상이 임신 사실을 알고도 지도교수나 상사·동료 연구원에게 바로 알리지 못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전반적인 사회 인식이 변했지만 임신부 당사자의 심적인 부담감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와 사단법인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ESC)는 국내 임신부 연구자 4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자 실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월22일부터 31일 진행된 이번 조사 응답자의 종사기관 비율은 대학 54%, 공공기관·출연연 21%, 기업 23% 등이다.

우선 임신 인지 후 지도교수나 상사·동료 연구원에게 바로 임신사실을 알리는 경우는 34%밖에 되지 않았다. 그보다 조금 경과를 두고 알리는 경우는 55%였다. 임신부 연구자 2명 중 1명꼴은 시간을 두고 임신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즉시 알리지 않았다고 응답한 263명에게 그 이유를 묻자 응답자 34%가 굳이 빨리 알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25%가 불필요한 시선에 대한 부담, 20%가 연구실 동료들에게 부담을 줄까봐라고 대답했다.

실험진행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12%), 해당실험 또는 직무에서 배제될 것이 두려웠다(10%)라는 응답도 10% 비율을 넘기면서 연구실 내 업무 진행이나 사회적 관계가 임신사실을 알리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부 연구자가 유해물질을 다루는 연구환경에 노출돼 있는 점도 지적됐다. 임신 기간 중 유해물질을 다뤄 본 경험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 76%가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직급별로 차이가 났는데 대학원생 84%가 유해물질을 다뤄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교수·책임급은 50%만 다뤄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58%가 연구실 임신부 연구자를 위한 실험복·고글·마스크 등 실험장비가 구비돼 있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구비돼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29%, '잘 구비돼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13%밖에 되지 않았다.

임신 단축근로의 대상인 임신 12주 이하 혹은 6개월 이상 임신부는 육체노동을 줄였거나 줄일 예정이라는 답변은 34%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교수·책임급과 이하 직책의 차이가 보였다. 교수·책임급의 63%가 '육체노동을 줄였다 혹은 줄일 예정'이라고 답변했지만 선임급 이하 직책에서는 '여건상 하지 못했다 또는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선임급, 원급, 포닥, 대학원생 순으로 54%, 54%, 50%, 60%로 나타났다. 직책이 낮을 수록 노동 강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문조사에서는 임신부용 실험복이 존재하지 않아 대다수 임신부 연구자들은 실험복을 입지 못하거나 혹은 남성용 실험복을 입어야 하는 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험하는 임신부 연구자들에게 임신부용 실험복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97%에 달했다.

ESC 관계자는 "설문조사로 다수의 임신부 연구자들이 유해물질 취급 등의 위험한 업무를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특수 안전 교육이나 실험 장비를 제공받지 못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연구에 종사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소속 기관 차원에서 임신부 연구자들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BRIC과 ESC젠더다양성위원회는 MERCK의 후원을 받아 임신부용 실험복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작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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