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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스민 “나도 한국사람”… ‘다문화 혐오’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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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MT이슈+] 우리사회 5% '250만 이주민' 보편적 인권 강조하자… 개인사·인신공격성 악플 만연

머니투데이

필리핀 이주 여성 국회의원으로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사진=더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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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민족을 강조하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문화·사회적 인식이 다양한 인종들끼리의 이해와 우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조치를 교육·문화·사회분야에서 채택하라." 2007년 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 위원회는 정부에 이와 같이 권고했다.

이로부터 약 10년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 인식은 제자리에 머물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리핀 이주 여성으로 지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을 향한 차별적 인식과 혐오발언이 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11일 정의당에 입당했다. 이날 이 전 의원은 "정의당과 이 새로운 출발을 함께 하겠다"며 "이주민·다문화 가정 등에 대한 인권을 챙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 사회 5%는 이주민… 보편적 '인권' 강조한 이자스민



그는 이날 "우리나라엔 인구의 4~5% 정도, 250만 이주민이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 약자다. 경험, 문화 여러 가지에 있어 차별적 요소가 작용한다"며 "이주민들의 보편적 기본적 권리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제가 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이전 의정 활동 과정에서 꾸준히 이민자와 이주 여성·아동의 권리 신장을 위해 활동해 왔다. 그가 발의했던 △이주아동 권리 보장 기본법'(2014년 12월·일명 '이자스민법') △이민사회 기본법(2016년 1월 6일) 등이 그의 4년 의정활동을 대표한다.

그는 12일 라디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그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전 의원은 "UN에서 아동 권리 협약을 가입을 했던 모든 국가에서는 보편적인 법으로, 우리 아동법에서도 들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주민과 그들의 아이들에게는 보편적 권리인 인권이 있다며 이를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은 미등록자든 아니든 그 권리를 다 지켜야 되는 것이다"라면서 이주민의 권리 역시 이와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해외 재외동포가 750만명인데, 이들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떻겠나"라고 반문했다.



개인사·인신공격성 악플… 이자스민 "나 역시 대한민국 사람"



이 전 의원은 본인이 보편적 권리인 '인권'을 강조했을 뿐이지만 과도한 비판과 인신공격성 비난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자스민법'과 관련해서 "굉장히 보편적인 법안이었지만, 악플이 너무 많았다"면서 "다른 이주민들도 (그 댓글을) 읽으면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2년에 운영하는 블로그의 댓글 기능을 막아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책과 관련 없는 개인사와 관련된 비난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 개인으로서, 근거 없는 그런 얘기. 특히 이미 10년 전에 떠난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실제 이 전 의원 관련 기사의 댓글란엔 원색적 비판·비난 댓글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뭘했다고. 그냥 조용히 살아라" "우리나라 국민 인권도 형편 없어서 불법체류자 등 외국인 인권을 생각할 여력이 없다" "필리핀으로 돌아가라" 등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1998년 21살의 나이에 결혼이민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이 전 의원의 국적은 한국으로, 이미 20년 넘게 한국인으로서 살아왔다.

이 전 의원은 "저는 대한민국 사람이다"라며 "다만 한국 사람이 되는 과정이 달랐을 뿐이다. 대한민국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은 여러분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만연한 사회적 차별… "이제라도 권리 지켜야 사회적 비용 더 커지지 않는다"



이 전 의원을 향한 원색적 비난여론은 우리 사회 만연한 '다문화 혐오', 나아가 결혼이주여성을 향한 혐오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리 사회가 오랜 기간 유지해온 '한민족' 정체성과 이에 대한 자부심이 외려 타문화나 다문화에 대해 배타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경제적 국제관계 속에서 한국의 서열적 위치에 기반해 외국인을 바라봐왔는데, 이에 따라 한국으로의 국제결혼을 택한 결혼이민자들을 '경제적으로 유복하지 않은 국가 출신'이라거나 '우리와는 다른 인종·민족'이라며 거리를 두고 바라봐왔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주민·귀화자'의 40.7%가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 취업은 잘 되지 않았고,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보육시설 등에서의 차별은 일상적이었다. 차별을 경험한 결혼이주민들의 75.3%는 그냥 참았다고 답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온갖 차별을 겪어왔다. 오인수 이화여대 교수의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 괴롭힘 피해 경험과 심리 문제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괴롭힘에 더 많이 노출돼있었다.

다문화가정 학생 760명 중 34.6%가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31.2%를 보인 일반 학생들 비중보다 높았다. 특히 왕따 등 관계적 괴롭힘을 경험한 비중은 18%로 일반 학생들 비중인 11.2%보다 훨씬 높았다.

이 전 의원은 이와 같은 문제들을 지적하며 이제라도 우리 사회가 이주민의 사회적 소외 문제 해결 문제에 나서고, 차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주민이 많아지고 20년 정도가 지나, 사회에서 배제되는 아이들 중 20대가 된 아이들도 있다"면서 "이들의 권리를 지켜줘야만 우리 사회가 내야 할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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