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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무지개 원리' 저자 차동엽 신부 善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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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밀리언셀러 '무지개 원리'의 저자이자 '희망 전도사'로 활약했던 천주교 인천교구 차동엽(61·사진) 신부가 12일 새벽 4시 17분 간암으로 선종(善終)했다.

1991년 사제가 된 차 신부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유학한 후 강화·고촌·하성성당 주임 신부를 지냈으며 2001년 미래사목연구소를 설립해 소장을 맡아왔다. 차 신부는 2006년 '무지개 원리'를 발간하면서 대중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100만부 이상 팔리고 세계 5국어로 번역된 이 책에서 그는 엄숙·경건함 대신 '꼬라박다' 같은 대중의 언어로 희망을 전해 큰 인기를 얻었다.

서울 난곡 판자촌에서 자란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신문·연탄 배달을 했고, 공고를 나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후 신학교에 진학해 사제가 됐다. 그는 역경 속에서도 '불가능하다' '어렵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나는 현실 위에 꿈을 세운 것이 아니라 꿈을 먼저 세우고 거기에 현실을 맞춰 갔다"며 "신(神)이 보기에 매력적인 사람은 고통 없이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고통과 역경을 이겨낸 이들일 것"이라고 했다. '무지개 원리' '뿌리 깊은 희망' '희망의 귀환' 등 그의 베스트셀러엔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또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임종 전 남긴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착한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나' 등 24가지 종교적 질문에 대해 20여 년이 흐른 후 차 신부가 답을 붙인 '잊혀진 질문'(2011)도 펴냈다.

6년 전쯤 간암 진단을 받았으며, 3년 전부터 강연을 중단하고 투병해왔다. 미래사목연구소 관계자는 "신부님은 직원들에게 마지막까지 '서로 사랑하세요' 하며 사랑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차 신부의 장례 미사는 14일 오전 10시 인천교구 답동주교좌성당에서 정신철 주교와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한다. (032)765-6961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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