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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박항서 먹는 매콤한 맛’… K-유통 타고 현지 입맛 사로잡아 [아세안을 기회의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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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세계화 전진기지’ 베트남 / 라면 소비량 세계서 다섯 번째 많아 / 농심 현지 유통업체 활용 ‘윈윈’전략 / 오리온 ‘초코파이’ 파이시장 67% 차지 / 제사상에 오르는 국민간식 사랑받아 / CJ 2020년까지 연매출 7000억 성장목표 / 국내 외식업체, 아세안 진출 교두보로

세계일보

국내 먹거리 기업들이 베트남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2009년부터 외국계 기업의 단독 투자가 가능하고, 외국계 기업의 진출을 막는 법안이나 정부 규제가 없다. 전통시장 상권보호나 영세상인 보호규정 등도 아직 표면화되지 않았다. 베트남은 1억명에 가까운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 한류 열풍 등으로 국내 외식 업체들이 최우선 해외 진출국으로 꼽는다. 최근 들어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먹거리 기업들이 속속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매콤한 김치와 고추장, 라면을 비롯해 소시지, 김, 어묵 등이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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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라면, 초코파이 등 ‘K-푸드’ 인기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제3의 CJ’ 구축을 위해 뛰고 있다. 2020년까지 매출 7000억원 규모의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그룹 주요 과제로 내세운 데 따른 것이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베트남에 700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 역량과 제조기술이 집약된 식품 통합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K-푸드’ 전진기지를 구축해 현지 식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목적이다.

농심은 라면 소비 대국인 베트남에서 ‘매운 맛’을 전파하고 있다. 베트남은 국민 한 사람이 연간 소비하는 라면(53.5개)이 한국(73.7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나라다. 베트남의 라면 총소비량은 50억6000만개(세계라면협회 통계)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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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베트남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현지 유통업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 1등 대형마트인 ‘쿱(Coop) 마트’를 비롯해 ‘빅(Big)-C 마트’, ‘이온(Aeon) 마트’ 등 대형유통 채널에 신라면을 입점시켰다. 베트남에 진출한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아낌없는 지원도 받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 연간 5억개가 팔려 나가는 ‘국민간식’이다. 초코파이는 현재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67(2018년 상반기 기준)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초코파이가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다.

오리온은 1995년 베트남에 초코파이 수출을 시작했으며 2006년 호찌민에 생산 공장을 세우며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2009년에는 하노이에도 공장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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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빵’ 앞세워 베이커리시장 선도

SPC그룹은 2012년 3월 베트남 호찌민에 파리바게뜨 1호점인 까오탕점을 오픈했다. 현재는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70년이 넘는 SPC그룹의 제빵 기술과 노하우를 담은 300여종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병푸딩(병에 담긴 우유푸딩)’은 베트남에서도 매출 1위다. 베트남에서 생소한 팥빙수는 점포별 하루 평균 20∼30잔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파리바게뜨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화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임 하기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2층 테라스는 매일 저녁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고객들의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양산 빵’에 익숙했던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갓 구운 신선함’을 강조한 빵을 선보인다. 대표 점포인 하이바쯩점에는 하루 700∼1000명이 방문한다고 뚜레쥬르는 설명했다.

2007년 6월 1호점을 내고 베트남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현재 34개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프리미엄 베이커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처음으로 좌석과 테이블이 있는 카페형 매장을 선보였다. 집과 직장 외에 사람을 만날 ‘제3의 공간’을 원하던 젊은이들을 파고든 것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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