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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던 여성 육상선수의 '나이키 고발'···"마른 몸 강요, 학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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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가 지난 7일 공개한 육상 선수 메리 케인의 인터뷰 영상 | 뉴욕타임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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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에 미국 내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워 ‘육상 천재’라 불리던 여성 선수가 ‘나이키’로부터 수년간 몸을 망가뜨릴 정도의 감량을 요구받는 등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미국의 장거리 육상선수 메리 케인(23)은 지난 7일 뉴욕타임즈가 공개한 동영상 인터뷰를 통해 나이키의 훈련프로그램 때문에 ‘체중감량 강요’ 등의 학대를 당해 생리가 끊기고 뼈가 부러졌으며 나중에는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는 촉망받는 육상선수들의 훈련을 지원하는 ‘나이키 오레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었고, 메리 케인 역시 소속 선수 중 한명이었다. 그녀의 고백이 담긴 뉴욕타임즈 동영상 인터뷰 제목은 ‘나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소녀였다, 나이키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이다.

6년 전 메리 케인은 각종 기록을 깨며 육상계에서 급부상하던 ‘천재 소녀’였다. 당시 나이키의 코치인 알베르토 살라자르가 케인을 찾아갔다. 알베르토 살라자르는 미국의 유명한 마라토너였으며 2001년부터 나이키 오레곤 프로젝트의 코치를 맡아왔다. 케인은 이 동영상 인터뷰에서 “(나이키와 계약하던 당시에는) 꿈이 이뤄진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나는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나이키에 들어갔다. 하지만 실제로는, 알베르토 살라자르가 만들고 나이키가 허용한 시스템에 의해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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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가 7일 공개한 육상 선수 메리 케인 인터뷰 영상에 나오는 ‘나이키 오레곤 프로젝트’의 알베르토 살라자르 코치 | 뉴욕타임즈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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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에 따르면, 나이키에서 훈련하는 내내 알베르토 살라자르를 비롯한 코치진은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마른 몸을 가져야 한다고 주입하려 했다. 살라자르 코치는 케인의 체중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모욕을 줬고, 살을 더 빼라며 사용금지 약물까지 먹게 했다. 그 결과 케인은 3년 동안 생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뼈가 5개나 부러졌다. 자살충동에 시달렸으며 실제로 시도를 하기도 했다.

케인의 폭로가 보도된 이후 나이키에서 훈련을 했던 선수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케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경험담이나 증언들을 올렸다. 전직 육상선수로 올림픽에 참가했던 에이미 비글리는 2011년 알베르토 살라자르 코치가 자신에게 “출발선(의 선수 중)에서 가장 큰 엉덩이를 가진” 뚱보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내쫓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증언했다.

나이키는 체중감량 강요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9일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나이키의 ‘오레곤 프로젝트’는 지난달 초 도핑 파문이 일어 지금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케인이 지목한 알베르토 살라자르 코치는 미국의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것이 확인돼 4년간 활동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다.

뉴욕타임즈는 케인의 고백을 전하면서 “(여성 선수들에게 체중감량을 강요하는) 문제는 매우 흔하며 케인과 마찬가지로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에 충분할 정도의 실력을 인정받던 피겨 스케이트 선수 ‘그레이시 골드’ 역시 이 시스템에 걸려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시 골드는 한때 미 피겨계의 스타로 통했고 소치 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심각한 식이장애와 우울증 때문에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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