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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총 쏜 경찰에 홍콩배우들도 분노 "참을 만큼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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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경찰이 맨몸 시위대 사격해 중태… 배우들 "경찰의 학살" 분노·경찰관 사진 공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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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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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찰이 11일 시위대에게 총을 쏴 한 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홍콩에 내전 위기감까지 일고 있다. 이에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홍콩 연예인들이 대대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2일 홍콩 빈과일보는 유명배우인 두문택(두원저)을 비롯해 경찰의 실탄 사격 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연예인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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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배우 두문택이 홍콩 시위에서 경찰이 쏜 콩주머니탄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한 여성을 기리기 위해 한쪽눈을 가리는 퍼포먼스 ' EYE4HK' 운동에 동참한 모습. /사진=두문택 SNS 캡처.


먼저 두문택은 "어제 교통경찰이 아무런 경고 없이 21세의 젊은 청년에게 세 발의 실탄 사격을 가했다"면서 "경찰이 쏜 총탄은 누군가의 아들을 향했고, 경찰의 잔혹함이 홍콩의 예술가들마저 부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는 검은 경찰의 학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무간도' 시리즈에 '아강'역으로 출연하기도 했고, 지난해엔 영화 '공수도'의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아 자국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다.

홍콩경찰로 재직하기도 했던 배우 웡훼이는 청년에게 총을 쏜 경찰의 얼굴 사진까지 자신의 SNS에 게재한 후 "무엇이 총을 뽑게 만들었고, 청년을 쏘도록 만들었는가? 한 발을 쏘고 왜 두 번째 사격을 가했는가?"라면서 해당 경찰을 향해 "경찰은 살인하고 싶은 듯 보였다. 평생 감금하라"고 했다.

그는 또 콰이퐁 지역에서 경찰이 오토바이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돌진한 일을 두고는 "전세계적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사람들을 들이받으면 이는 테러로 인식된다"면서 "이를 모른다면 홍콩 경찰은 죽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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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웡훼이 SNS 캡처.


지난 9월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되기도 했던 왕종요(그레고리 웡)은 "경찰이 이제 일상이 됐고, 무기력함을 느낀다"며 한탄했다.

홍콩 여가수 하운시도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검은 경찰은 살인을 시도했고, 이는 학살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이여 참을 만큼 참았다. 계속해서 싸우자!"고 말했다. 홍콩의 작곡가이자 작가인 량산산을 비롯해 전직 뉴스 앵커 출신인 빈스응 등은 홍콩 시민들이 경찰의 사격으로 충격에 빠지지 말고 계속해서 투쟁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홍콩 유명인들이 경찰 실탄 사격으로 점점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지만, 소극적인 분위기는 여전하다. 섣불리 정치적인 입장을 취하면 중국 당국으로부터 활동금지 등 각종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영화 '무간도'에서 황국장역을 맡았던 배우 황추생(황치우셩)은 2014년 우산혁명 지지 이후 지난 5년간 중국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다. 그는 결국 지난달 자신의 SNS에는 "이제 너무 지쳤다. 난 홍콩이 이전처럼 조화롭게 돌아가길 원할 뿐"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유덕화(류더화), 주윤발(저우룬파), 양조위(량차오웨이) 같은 배우들도 우산혁명 당시엔 시위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지만,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이번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곽부성(궈푸청)은 지난 9월 홍콩 시내에서 자신의 차량이 시위대에 의해 갇히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를 알아본 시위대는 "당신의 시위 지지에 감사한다"고 외쳤고, 몇몇 언론들이 그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그는 미소만 지은 채 "딸의 기저귀를 사러가는 중이었다"고 하고 자리를 떴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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