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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원인은 한국? 중국만 이득?’…변함없는 일본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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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이즈미야 와타루 산교타임즈 대표이사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

일본에서 40년 넘게 반도체 분야를 취재한 이즈미야 와타루 산교타임즈 대표이사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지난 7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 한일 무역갈등이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소재산업의 특성과 한국 소재산업의 국산화 가능성을 진단하는 자리에 초청된 것입니다. 그는 11일 오전에는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가 주최한 '2019 명사 초청 세미나'에서, 오후에는 NPI(뉴 패러다임 인스티튜트)가 주최한 'RTF(The Rising Tech Forum)'에서 '닛폰의 소재력'이라는 같은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스스로 '친한(親韓)' 언론인이라고 칭한 그는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요?

"한국과 일본이 싸울 때가 아닙니다. 그 사이에 중국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것입니다."

강연의 서두에서 그는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거대한 반도체 산업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이 싸우는 사이 중국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과거처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성장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양국의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무역갈등이 시작된 원인에 대해서는 한국 측과 큰 시각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규제 이유에 대해 일본 정부 주장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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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도 불화수소 일본→한국 수출액, 일본재무성무역통계 및 한국무역협회 통계 [출처 : 이즈미야 와따루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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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야 와타루 씨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한 고순도 불화수소의 양이 2018년 급증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문제 삼은 것은 이 불화수소가 북한 등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며, 한국 정부에 문의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의 명분으로 언론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주장해온 내용입니다. 한국은 수차례에 걸쳐 불화수소가 북한으로 유출됐거나 군사적으로 유용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수출규제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 언론인을 통해 같은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소재 개발에 수 십년…한국의 비즈니스 모델 바꾸지 않는게 좋을 것"

그는 한국이 소재를 국산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비쳤습니다. 일본 소재력은 특유의 인내력으로 수십 년에 걸쳐 낮은 이익률을 인내해가며 소재를 개발한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재료는 이익률이 낮은 품목이라며 기존 한국의 비즈니스 모델, 즉 일본에서 재료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형태를 바꾸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일본에서 100년이 넘은 기업은 2만 개가 넘지만 한국은 한 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댔습니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사활건 정부와 업계

하지만 우리 정부와 업계는 이지미야 씨의 견해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3개 소재 국산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삼성과 SK 등은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공정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업종 투자에 매년 2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업들도 정부의 육성 의지에 호응하고 있는데,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선정 프로젝트에는 1천 64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WTO 제소 절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는 19일 일본 정부와 2차 양자협의를 가질 예정인데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지난달 11일 열린 1차 협의에서 일본은 "수출 관리가 부적절하게 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즈미야 씨 역시 "문제가 촉발된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풀어내기 위한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원인을 설명하며 일본 정부의 주장을 인용했습니다. 수출규제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일본 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서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아직도 바뀌지 않는 일본 정부 및 전문가들의 인식과,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이유를 절실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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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 기자 (seo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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