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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칠레 경찰 발포 고무탄에 눈 부상자만 180명… 30%는 완전 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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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0일 한 칠레 시민이 지난 8일 수도 산티아고에서 집회 도중 경찰이 발포한 펠릿탄에 맞아 눈을 다친 한 시민을 지지하는 의미의 안대를 착용하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라콜리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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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칠레 반정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에 따른 시위대 부상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에 시력을 잃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 전했다.

NYT는 “눈 부상이 전염병(epidemic)처럼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부상당한 시위대와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NYT가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시위자들은 경찰이 발사한 비살상 탄환에 눈 부위를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해 있다. 한 시위자는 “경찰이 15 거리에서 내 얼굴을 겨냥해 쐈다”고 전했고 또 다른 부상자도 “경찰이 시위대를 겁주기 위해 바닥을 향해 쏴야 하는데 위로 향하고 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 부상자는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있다며 “신이 이전처럼 나를 되돌려주길 바랄 뿐”이라 말하기도 했다.

BBC는 “시위 격화 후 2주 동안 180명이 고무탄 등에 맞아 한쪽 눈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중 30%는 한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60%는 심각한 시각 손상을 입었다고 BBC는 덧붙였다. 군경에 의한 고문과 성폭력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유엔은 지난달 24일부터 칠레에 대한 인권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피눈물을 흘리는 상황을 묘사한 그림 등 칠레 시위와 부상자들에 대한 동조 메시지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5개월 넘게 벌어지는 홍콩에서도 앞서 경찰의 고무탄에 맞아 실명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들의 쾌유를 바라며 한쪽 눈을 가린 시민들의 합세로 시위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칠레에서도 실명 시위자들을 중심으로 집회가 세력화 할 경우, 홍콩처럼 시위가 격화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국일보

"요즈음 모든 칠레(인)는 울고 있다"는 글과 함께 게시된 그림.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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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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