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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비통에 빠진 홍콩…시민 수천명 모여 '추락사 대학생'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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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5개월 맞아…첫 희생자에 野국회의원 무더기 체포까지



연합뉴스

숨진 대학생 추모하는 홍콩 시민들
[AP=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스물두살 젊은 대학생의 죽음 앞에서 많은 홍콩 시민이 비통에 빠졌다.

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밤 홍콩 도심인 센트럴의 타마르 공원에서 최소 수천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전날 숨진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씨의 추모식이 열렸다.

종교 단체 등 주최로 열린 추모식에서 시민들은 중앙 무대에 마련된 차우씨의 영정 앞에 줄지어 하얀 꽃을 놓고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주변 사람을 끌어안는 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차우씨의 죽음 앞에서 많은 참석자가 앞으로 더욱 굳게 민주화 확대 등을 요구하는 정치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자신을 칼이라고 소개한 시민은 무대에 올라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부 군중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복수하자"라고 외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추모식은 평화롭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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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추모하는 꽃을 든 홍콩 시민들
[AP=연합뉴스]



홍콩 야권의 지도자 조슈아 웡은 "우리는 지난 몇 달 간 어떻게 단결하고 어떻게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지를 배웠다"며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된 땅'으로 가자"고 말했다.

차우씨는 8일 오전 병원에서 숨졌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1시께 홍콩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 부근에 있는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강행 추진을 계기로 지난 6월 9일부터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 진압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당국 차원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홍콩 언론은 그가 경찰이 쏘는 최루탄을 피하려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차우씨가 추락해 다친 긴급한 상황에서도 경찰이 구급차의 현장 진입을 막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홍콩 시위대는 차우씨를 '순교자'로 여기고 있다.

시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첫 희생자가 발생한 데다 홍콩 경찰이 지난 5월 여당의 송환법 처리 강행을 저지한 야당 의원을 뒤늦게 대거 체포하면서 홍콩 시위가 한층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우씨가 다니던 홍콩과기대 학생들은 전날 차우씨의 사망 소식에 분노해 교내의 총장 자택과 식당, 스타벅스 매장 등을 대거 부쉈다.

대학 밖에서도 격앙된 시위대는 전날 몽콕 시내 여러 곳에서 도로를 점거해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고 베스트마트360과 맥심스 등 상업 시설을 공격해 파괴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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