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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北조철수 "기회의 창 닫히고 있다"…美에 연말시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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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한 외무성의 조철수 미국 국장이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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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을 향해 "기회의 창이 닫혀가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전향적인 결정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조 국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줬으며 올해말까지 어떤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기회의 창'은 매일 조금씩 닫혀가고 있다"고 했다.

조 국장은 '한반도 문제 해결 및 대화 유지를 위한 긍정적 추진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가장 긴급한 과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우리 측(북한 측)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이 문제는) 일방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동일한 수준에서 미국 측의 응답이 있어야 하며 그래야 우리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측에) 말한 것들을 행동으로 증명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물론 양국 간 견해차가 있었으므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이미 미국에 올해 말까지 시간을 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 관계 개선과 체제 안전 보장, 제재 완화 등에 대한 미국 측의 실질적인 조치를 거듭 요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국장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대화가)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의)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있지만 그저 대화 뿐이고 어떠한 유형의 결과도 가져오지 못할 대화라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 국장은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북미협상의 향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국내 문제이므로 앞서나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지금까지 북미 관계는 양국 정상의 사적 관계에 기반해 지탱되어 왔음을 강조하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대한 기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MNC는 원자력 에너지와 핵 비확산 문제 연구를 주로 하는 모스크바의 독립연구소 '에너지·안보센터'가 2∼3년에 한 번씩 개최해오고 있다. 비확산 분야 민·관·학계 인사가 모이는 '1.5 트랙'(반관반민) 성격의 행사로, 올해는 40여개국에서 300여명이 참가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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