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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확장된 '홍콩 시위'… 집회·SNS 지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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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엔 주도단체 부의장 나서/ 일부 중국인 홍콩을 지지하는 집회 방해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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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모임’. 페이스북 캡처


홍콩의 반(反)정부 시위가 5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첫 사망자까지 나오자 국내에서는 국가폭력을 규탄하며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일부 대학생들도 대학가에 현수막을 붙이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 등을 통해 홍콩시위 지지에 나서고 있다. 홍콩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 ‘홍콩민간인권전선’의 얀호라이(Yan Ho Lai) 부의장은 직접 한국에 와 9일부터 홍콩 시위 상황을 국내에 알린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일부 중국인들이 국내에서 열리는 집회에 찾아와 방해하거나 포스터와 현수막을 훼손하는 등 마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과 중국의 갈등이 국내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 한국으로 확장된 홍콩 시위…9일에는 ‘홍콩민간인권전선’ 얀호라이 부의장 방한

시민단체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매주 일요일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서 홍콩 시민을 지지하는 정기집회를 열고 있다. 중국 정부의 폭력과 인권침해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활동가 이상현씨는 “처음에는 ‘국가폭력 아시아 공동행동’이라는 단체로 시작했는데 커뮤니티를 통해 한국 예술가들, 홍콩 시위에 관심있는 학생들, 재한 홍콩인 등이 모여 연대집회가 열리고 있다”며 “자유발언과 (홍콩 시위대의 주제가로 사용되는)‘글로리 투 홍콩’(Glory to Hong Kong)을 함께 부르고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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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루탄에 우산으로 맞선 홍콩 시위대. 홍콩 AFP=연합뉴스


시민모임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을 찾아 항의서한을 보냈고, 토요일이었던 지난 2일엔 홍콩시위 국제연대행동의 날을 맞아 홍대 앞에서 홍콩연대행진을 벌였다. 이씨는 “홍콩 시위는 젊은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홍콩 관광객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에서 홍콩시위지지 집회를 열기로 했다”며 “국가가 폭력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눌러선 안되고 국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이렇게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 모인 20여명의 대학생들은 지난 3일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홍콩 시위 상황을 국내에 알리기로 했다. 홍콩 시위대가 보내는 홍보물과 자료들을 한국어로 번역해 SNS에 올려 중국의 인권침해 실태를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페이스북 페이지는 약 2주 만에 ‘좋아요’ 1000개가 넘을 정도로 빠르게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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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 벽에 새겨진 홍콩 시위 지지 문구. 안승진 기자


학생모임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김예진(22)씨는 “중학교 때부터 펜팔을 하던 홍콩인 친구가 있는데 평소에 홍콩의 심각성을 전하며 시위대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방을 알려준 게 계기가 됐다”며 “중국과 외교관계 때문에 우리정부가 쉽게 입장을 못내는 거 같은데 학생들과 시민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면 국제사회가 압박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학생모임 박도형(21) 대표도 “중국인들은 통제된 언론밖에 볼 수 없고 홍콩 관련 게시물도 국가에서 접속 차단되다보니 (한국에 온) 중국 사람들이 (한국 시민단체 등의) 시위를 보고 홍콩상황에 대해 놀라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건 중국인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사회구조의 문제로 (사태를)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9일 홍대에서는 시민모임, 학생모임,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단체가 연대해 ‘홍콩민간인권전선’ 얀호라이 부의장을 초청해 공개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얀호라이 부의장은 12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시민들, 한국정부와 정치인에게 홍콩의 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 일부 중국인이 홍콩을 지지하는 집회 방해하기도

홍콩시위가 국내로 확산하자 이를 반대하는 중국 지지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시민연대가 홍대에서 홍콩지지 집회를 열자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30여명이 모여 중국 국가를 부르며 휴대폰으로 오성홍기를 띄우고 이를 방해하고 나섰다. 경찰이 집회신고가 돼 있지 않은 이들 중국인들을 해산조치하자 이들은 시민연대가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벽에 붙인 홍콩지지 포스터와 포스트잇을 훼손, 양측간 갈등이 빚어졌다. 시민연대 이씨는 “집회 전 포스터를 붙일 때부터 중국인들이 바로 옆에서 (이를)찢어버리는 등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연세대 학생들이 붙인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이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훼손 현장을 목격했다는 연세대 재학생 최윤영(20)씨는 “중국인 유학생으로 보이는 남성 2명과 여성 3명이 현수막을 가위로 자르고 있었다”며 “학생들이 훼손하는 것을 보고 따져 물으니 ‘가서 공부나 해라’, ‘우리는 자기 이익보다 국가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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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홍콩 시위대의 선전물을 한국어로 번역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학생모임이 홍콩시위 지지를 위해 서울대에 설치한 ‘레넌 월’(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는 벽)도 하루 만에 홍콩 시위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이 도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모임 전명환(23)씨는 “설치할 당시에는 홍콩을 지지하는 포스트잇이 많았으나 하루만에 ‘중국은 하나다’, ‘중국과 관련 없는 너네들이 왜 상관하나’ 등 포스트잇이 많아졌다”며 “누가했는지는 아직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홍콩지지 게시물을 훼손하거나 집회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의사를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는 홍콩, 한국 모두에서 보장해야 하는 것”이라며 “마음에 안 든다고 게시물을 훼손하거나 불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인격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홍콩, 중국의 충돌은 문명의 충돌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홍콩, 중국 서로의 가치문제 이전에 인권, 민주주의 등 인류가 가진 보편적인 기준으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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