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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웰빙 初選'부터 그만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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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준 정치부 기자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 25명이 지난 7일 만나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유민봉 의원이 한국당에서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 날이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초선들의 '결단'을 보기 위해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그러나 모임 이후 정론관에 선 초선 의원 6명 누구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시원하게 답하지 못했다. 이들이 내놓은 유일한 쇄신책은 "선배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말이었다.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본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희생'에 동참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공천을 못 받더라도 해당(害黨) 행위는 안 하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공천에 승복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희생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초선 의원들이 '자기희생' 대신 꺼내 든 건 '보수 대통합'과 '혁신'이었다. 이들이 모임을 가질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놓는 말이다. 이들은 대선 직전인 2017년 3월에도 모임을 갖고 "보수·중도 세력과의 통합 문호를 적극적으로 열어야 한다"고 했다. 대선 패배 직후에도 모여서 "다시 한 번 한국당의 근본적 쇄신을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해 9월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에서도 초선들은 "자기희생을 담은 전면적 쇄신을 촉구한다"고 했다. 당직자들 사이에선 "초선도 의원인데 자신들이 '행동'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지도부에 '촉구'만 하느냐" "3년간 입으로만 혁신을 외치다 당이 망했는데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는 말이 나왔다. 한 3선 의원은 "이번 20대 국회 초선들은 대여 투쟁력도 없고 개인기로 대중적 지지를 얻지도 못했다"며 "평소 지도부 눈치만 보다가 선거가 다가오면 중진들만 나가라고 한다"고 했다.

한국당 초선들이 우물쭈물할 때 민주당 초선들은 '행동'으로 당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철희·표창원 의원은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고 금태섭·김해영 의원은 당론과 어긋나더라도 국민으로부턴 지지받을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개혁성을 드러내야 할 '야당 초선'은 보신(補身)만 하는 데 비해 여당 초선들은 자신을 희생해 '조국 사태'로 땅에 떨어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당 초선 44명 중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력한 영남·서울 지역구는 23명(비례 의원 포함)에 이른다. 장관 등 고위 관료를 지내고 '제2의 인생'으로 국회에 들어온 이도 많다. 일각선 "박근혜 정부 시절 '진박 감별' 등을 통해 쉽게 배지를 달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대해 별다른 경각심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입으로만 혁신을 외치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총선도 결과는 뻔하다. 대선·지방선거 참패를 연이어 겪고도 아무런 교훈을 느끼지 못하는 정치인은 당에도, 국민에게도 무익(無益)할 뿐이다.

[윤형준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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