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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불안 부추기는 안보라인의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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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비롯한 안보라인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동발사 능력을 놓고 서로 딴소리를 하고 있어 국민 불안을 부추긴다는 비판의 소리가 크다. 북한 미사일 능력 수준은 우리 안보·국방에 미치는 위협 정도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의 하나라는 점에서 오차 없이 분석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안보 책임자들의 평가가 다르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논란의 발단은 “북한 ICBM은 이동식발사대로 발사하기 어렵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지난주 국회 국정감사 답변이다. 그러나 서훈 국정원장과 정경두 국방장관의 답변은 달랐다. “북한이 이동식발사대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정 실장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청와대가 북한 눈치를 보고 안보 위협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만하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북한 ICBM의 이동식발사대와 관련해 청와대, 국정원, 국방부는 같은 입장”이라며 단지 ‘해석상의 차이’일 뿐이라고 둘러댔다. 이동식발사대에서 바로 쏘지 않고 고정식발사대로 옮겨 쏘는 것은 이동식 발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동식 발사라는 사실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실제 북한이 2017년 발사한 화성-14·15형의 경우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했다는 평가다.

한심한 것은 이러한 분위기에 군마저 입장을 번복했다는 점이다. 김영환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은 그제 “북한이 ICBM의 이동발사대 발사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자신 지난달 국감에서 “이동발사대로 발사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된 상태”라고 했던 발언을 집어삼킨 것이다. 청와대 기조에 맞추려고 군의 정보 판단과 어긋나는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당연하다.

그러지 않아도 청와대의 ‘북한 바라기’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된다. 북한의 무력증강 현실에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민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지향해야 할 방향임에 틀림없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보·국방에 있어서만큼은 결코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혼선이 불거진 안보체계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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