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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객석이고, 어디가 무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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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사이 거닐고 음식 먹고… '관객 몰입형 공연' 세계적 인기

'로마 비극' '이머시브 개츠비' 등 국내서도 연달아 두편 개막

여기가 객석인가, 무대인가.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연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도 이런 공연 두 편이 막을 올린다.

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로마 비극'은 상연 시간이 5시간 30분이다. 쉬는 시간도 없다. 벨기에 출신 유명 연출가 이보 반 호프가 이끄는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이 내한해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가 로마를 배경으로 쓴 3편의 희곡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연이어 구성했다. 이 공연엔 지정된 객석이 없고, 관객이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관람할 수 있다. 공연장에 연극을 생중계하는 화면이 있다. 공연 중에 공연장 밖으로 나갔다가 와도 된다. 일반적으로 공연장에서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사용하는 게 엄격히 금지된데도 불구하고, '로마 비극'에서는 공연 사진을 찍어서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려도 상관이 없다. 심지어 공연장 안팎에서 먹을 것을 팔고 있어서 공연을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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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LG 아트센터에서 10일까지 공연하는 이보 반 호프 연출의 ‘로마 비극’. 상연 시간 5시간 30분 동안 관객은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음식도 먹을 수 있다.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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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이 작품을 본 정지인(35)씨는 "공연장 로비에서 파는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공연을 봤다"며 "집에서 TV를 보듯이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고 했다. 3일 동안 공연하는 '로마 비극'의 주말 공연은 8월에 이미 매진됐으며, 최근 관객 요청에 따라 표를 추가로 판매했다.

관객이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는 공연을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관객 몰입형 공연' 혹은 '관객 참여형 공연'이라고도 부른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미국 뉴욕에서 9년 동안 인기를 끈 '슬립 노 모어'. 5층짜리 건물 한 채를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관객들은 가면을 쓴 채 공연을 관람한다. 층마다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보고 싶은 장면만 볼 수도 있고, 특정 배우를 따라다닐 수도 있다. 상하이에서도 3년째 공연 중인데, 매 회마다 거의 매진이 되고 있다.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도 최근 이머시브 시어터를 표방한 공연들이 꾸준히 열리고 있다. 12월에는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한 영국의 이머시브 시어터 '이머시브 개츠비'가 서울에서 초연을 한다. 이 공연을 국내에 들여온 마스트엔터테인먼트는 "관객들이 개츠비의 대저택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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