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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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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수첩] "책임진다"는 엠넷...조작 의혹 '프듀X' 원본데이터 공개가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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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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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 지겠다."

투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구속됐다. 엠넷은 지난 7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연 엠넷은 어떤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이번 수사는 일부 시청자들이 지난 7월 열린 생방송 경연 문자 투표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안 PD 등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유력 데뷔 주자로 꼽히던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예상 밖 후보가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의혹이 일었다. 특히 파이널 최종 순위 중 일부 참가자들간 표 차가 일정 숫자로 똑같이 나오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후 7월26일 엠넷이 '프듀X'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 의뢰서를 접수하면서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고, 3개월여만에 제작진과 기획사 관계자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 됐다. 경찰이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만큼, 수사를 통해 제작진과 기획사의 유착이나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정황이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투표 조작 의혹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 PD는 '프듀X' 순위 조작 의혹 관련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유흥업소에서 수 백 만 원대 접대를 받은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달 초 해당 유흥업소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고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투표 조작 주체와 위법 행위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것과 별개로, 엠넷에도 책임질 몫이 있다. 사실 프로그램을 열혈 시청하고 유료 문자 투표에 열심히 참여했으나 끝내 기만 당한 '국민 프로듀스'와 잘못된 투표 결과로 인해 피해를 본 연습생들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책임을 질 수 있다면, 그것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아닐까.

프로그램 제작진이 조작 의혹으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 이전에, 이 일이 벌어진 배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사기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수사는 다름 아닌 '국민 프로듀서'의 의혹 제기로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처벌 이전에 정보의 공개일 것이다. 조작이 있었다면 조작하지 않은 원래의 투표 결과도 존재할 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 돼야한다.

투표 조작이 있었다면 데뷔조와 탈락조 연습생의 운명이 엇갈렸을 가능성도 배재 할 수 없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아이돌을 데뷔 시킬 수 있다는 제작진의 말과 오디션 과정의 공정성을 믿고 투표에 참여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국민 프로듀서'는 진짜 '프로듀서'가 아니었다. 내가 응원하던 연습생이 어쩌면 데뷔조에 포함됐다가 억울하게 밀려났을 수 있다는 생각은 '취업사기'로까지 비화 되기에 이르렀다.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7월 제작진 고소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가장 중요한 투표 결과 원본 데이터 공개를 엠넷이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의혹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당시 위원회는 "투표 조작은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고, 101명 연습생의 땀과 눈물을 농락한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며, 더 나아가 문화 권력을 독점한 미디어의 횡포"라며 원본 데이터 공개와 추가 해명,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엠넷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기 전 자체 조사를 벌인 뒤 "득표수를 집계·전달하는 과정에 오류가 있었지만 최종 순위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듀X'의 투표 조작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됐을 때에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엠넷의 말대로 수사 결과가 나올 때는, 앞서 했던 해명은 물론이고 그 결과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건 재발 방지 대책이건, 엠넷이 말하는 '책임'은 원본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고는 시작될 수 없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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