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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윤송이 엔씨 사장 "AI, 사회적 편견을 깨는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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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엔씨 사내게시판에 관련 칼럼 게시…"AI 프로그램의 기준과 배경 등 논의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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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엔씨소프트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사장)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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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우리 제도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불합리함을 그대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판결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인지 AI에게 누가 이야기해줘야 하는 걸까요?"

윤송이 엔씨소프트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사장)는 4일 'AI 시대의 윤리'라는 제목의 칼럼을 사내게시판에 기고하며 AI 기술과 인간 사회의 편견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그는 "AI도 선입견이 있다"며 자율 주행 자동차가 왼쪽으로 꺾으면 탑승자, 즉 차 주인이 다치게 되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여러 명의 유치원생들이 다치게 되는 상황에서 핸들을 어느 쪽으로 꺾도록 프로그램이 되어야 할까 하는 문제를 제시했다. 윤 사장은 "이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누가 정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이 논의의 배경에 얼마나 많은 가정들이 고려되었는 지, 이와 관련된 상위 인지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정작 충분하게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글에서 윤 사장은 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구글 검색창에 CEO라는 단어를 치면 이미지 검색 결과의 상위 50개는 모두 백인 남성 사진이었다"는 사례를 들어 "기술은 편견이나 불공정함을 여과 없이 담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AI가 인간사회의 편견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편견이 어디서 오게 됐는지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사장은 "이처럼 AI는 인간 본성을 드러내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리고 대답을 요구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고를 하나씩 확장해 나가다 보면 인간의 존엄은 물리적인 육체가 아니라 생각과 사고에서 나온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며 "개개인의 생김새나 신체적 조건 때문에 차별한다는 건 너무나 부당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가 만들어 내는 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은 없는지 충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편견이 반영된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의 의식 또한 성숙해져야 한다"는 주장했다.

엔씨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 사장은 사내 AI 기술 연구를 이끌고 있다.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학 인간 중심 AI연구소(Human-Centered AI Institute, HAI)의 자문 위원을 맡고 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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