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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2019국감]운영위, '조국 없는 조국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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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1일 운영위 국감 결국 또 조국 때리기

與, 황교안·나경원 관련 문제 제기로 맞불

노영민, 인사 실패에 "결론적으로 그렇다"

경제수석 답변 부실, 인사수석 동문서답도

이데일리

운영위원장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의 국정감사 오전 질의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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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야당 의원들로부터 들은 질의는 조국 관련한 것 외에는 기억나는 게 없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를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한 공세를 되풀이하는 야권을 향해 던진 말이다.

제 의원 말대로 결국 또 조국 때리기였다. 조 전 장관이 자녀 입시 비리, 불법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한 지 18일이 지났지만 야당은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조 장관 사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청와대 고위간부들에 대한 사퇴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자유한국당 투톱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관련 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맞섰다.

◇“국민 분열 갈등·최악, 누군가 책임져야”

한국당은 조 전 장관 사태로 국론 분열이 극심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최소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끝까지 사과를 안 했다”며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안 하면 비서실장이라도 사과하고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적어도 이 사건은 보통 장관 낙마와는 다르다”고 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물러날 의향이 없느냐”며 “제도 탓을 하지 말고 직무유기 정점에 있는 노 실장이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역시 “지금 국민 분열과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누군가 책임져야 하는데 아무도 책임을 안 진다. 말뿐이고 진정성이 없다”고 질타했다.

노 실장은 잘못된 인사 실패 지적에 대해서는 “결론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사퇴 요구 등은 일축했다. 노 실장은 “국민 요구를 실천하는 데 차질 없도록 대통령을 보좌하는 게 소명”이라며 “참모진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야권이 “대통령 닮아 가느냐. 왜 그러느냐”고 비판하자 “위원장께서 이렇게 모욕적인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 지적해줬으면 좋겠다. 대통령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국정감사 시작 직후 인사말에서 그는 “최근 광장에서 나온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아주 엄중하게 들었다”며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걸핏하면 야당 공격, 나경원 두려우냐”

민주당은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관련 의혹을 언급하면서 맞불을 놨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촛불 정국 당시 박근혜 친위쿠데타를 계획했다는 문건이 폭로돼 충격을 금치 못한 사건이 있었다”며 “검찰은 내란음모 혐의로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 대표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해 ‘개연성은 있어 보이나 미국으로 도피한 조연천 전 기무사령관 얘기를 들어야 모든 게 풀린다’며 불기소 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도 “조국 자녀 문제는 특수부 검사 수십 명이 동원돼 전광석화(電光石火) 수사를 하고 자기소개서 한 줄 한 줄을 현미경 검증했다”며 “본질상 동일한 야당 원내대표 자녀 문제에 있어서는 배당한 뒤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걸핏하면 야당 원내대표를 공격하고 그러느냐”며 “상대방 대표에 대한 예의도 좀 있어야지 입만 열면 나 원내대표 공격이냐. 정말 그렇게 두려우냐”고 반박했다.

다만 북한이 전날 감행한 초대형 방사포 도발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모친상 중인데 이런 발사 실험을 한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 안 하느냐”며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위해서도 매우 부적절한 도발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정책질의에 부실한 답변을 내놓거나 동문서답(東問西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송언석 한국당 의원의 “금 년 실질 성장률을 몇 퍼센트로 보느냐”는 질의에 자료를 찾으면서 수십 초간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경제수석 수준이 이 모양이라 대한민국 경제가 이 모양 아니냐”고 질책했다.

김외숙 인사수석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5월 (인사수석으로) 임명을 받았는데 그럼 조 전 장관을 지명할 때 같이 (인사 검증을) 했을 것 아니냐”고 묻자 “절차적인 부분은 제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오 원내대표는 답답하다는 듯 “절차에 대해 묻는 게 아니고 조 전 장관 지명 당시 인사수석이었냐고 묻는 것”이라며 “법제처장에서 인사수석으로 가니 엉뚱한 얘기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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