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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100일' 맞은 윤석열 검찰총장…'예정된 파격' 임명부터 '조국 수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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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the L]1일 오전 간부회의 주재…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통상 업무

머니투데이

윤석열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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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말 기존 검찰 인사 관행을 깨고 파격적으로 윤 총장을 발탁하면서 청와대 안팎에서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윤 총장의 소신이 부담이 될꺼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 우려는 실제 '조국 수사'라는 부메랑으로 날아왔고,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 현장을 목도하게 됐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취임 100일째인 이날 별도 외부 일정 없이 통상대로 오전에 대검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청사 내부에서 업무를 봤다. 간부회의에서도 취임 100일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하던 기자브리핑도 생략했다.

윤 총장의 임명은 '예정된 파격'으로 불렸다.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5기수 아래인 윤 지검장이 낙점되면서 중간간부 60여 명이 사표를 내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아주 엄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앞으로도 끝까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취임 한달여만인 8월 27일 윤 총장은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수사를 위해 30여 곳을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살아있는 핵심 권력'에 대한 수사였다.

그러자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검찰개혁에 반대해 조 장관 비리 수사를 강도높게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고, 그럴때마다 윤 총장은 '헌법주의' '원칙'이라는 말을 꺼냈다. 정쟁에 말려들 것을 우려해 조 전 장관 수사에 대해 적극적인 언급을 최대한 피했다.

"저에 대해 검찰주의자라는 평가가 있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헌법주의자(9월 초, 대검 간부회의)" 라든가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9월 초, 대검 간부들과의 식사자리)"등이다.

조 전 장관 수사에 대해서는 "절차따라 진행(마약관련 국제회의, 9월 25일)"이라는 말을 썼고, 이에 대해 찬반 의견이 극렬히 나뉘는 점에 대해서는 "저희를 비판하는 여론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생각(10월 17일, 국정감사)"한다고 말했다.

말 뿐만 아니라 외부 노출도 삼갔다. 통상 총장으로 취임하면 해외에서 방문 요청이 오기 마련인데 조 전 장관 수사가 진행되면서 외부 공식일정은 잡지 않고 있다. 식사도 대검찰청 구내식당만 이용하고, 출퇴근도 지하주차장으로만 한다. 사진기자들은 점심 먹으러 가는 윤 총장 사진을 찍기 위해 청사 바깥 잔디밭에 사다리를 놓고 기다린다. 평소 좋아하는 술도 총장이 된 다음에는 거의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지난 백일간 거세지는 검찰개혁 목소리에 발맞춰 7차례 자체개혁안도 내놨다. △특수부 축소와 공개소환 폐지 △심야조사 폐지 △전문공보관 도입 △인권위원회 설치 △자체감찰 강화 △변호인 조사참여권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조 전 장관 수사가 계속되면서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댓글 수사'를 비판했던 보수세력은 윤 총장을 지지하고, 과거 그를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응원했던 진보세력은 지금 윤 총장을 비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대검찰청 청사 우편함에는 그를 조롱하는 엿이 배달됐다가, 이후에는 장미꽃 세례를 받기도 했다.

조 전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조 전 장관 동생인 조모씨가 구속되면서 이제 관련 수사는 조 전 장관 본인을 향해가고 있다. 동시에 검찰개혁의 목소리는 조 전 장관의 사퇴 후에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개혁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검찰의 미래도 윤 총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미호 기자 be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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