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왓츠앱 해킹해 기자 등 불법사찰"…이스라엘 업체 제소

페북 "이스라엘 NSO그룹이 1천400명 사찰", 해당 업체 "사실무근"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이 해킹과 불법사찰 혐의로 이스라엘의 정보보안업체 NSO 그룹을 제소했다.

블룸버그와 DPA 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9일(현지시간) NSO 그룹을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소하고, 자사의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과 페이스북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영구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페이스북은 소장에서 NSO 그룹이 왓츠앱에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를 심고, 1천400명이 넘는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을 해킹한 뒤 감시·사찰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페북, '왓츠앱 해킹' 이스라엘 업체 제소 [AP=연합뉴스]

NSO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키프로스, 이스라엘, 브라질, 인도네시아, 스웨덴, 네덜란드에 등록된 전화번호를 이용해 가짜 왓츠앱 계정을 만들었고, 악성코드를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에 전송했다고 페이스북은 밝혔다.

왓츠앱 화상통화 서비스의 취약성을 파고들어 NSO 그룹이 고도로 정교화된 사이버 공격을 했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주장이다.

해킹 대상은 100여명의 미국 기자와 인권운동가를 포함해 반정부인사, 외교관, 다른 나라 정부의 고위 관료 등이었다.

왓츠앱의 윌 캐스커트 대표는 "컴퓨터 사기 및 남용방지법 등 미국 법에 따라 NSO 그룹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NSO 그룹은 페이스북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NSO 그룹은 공식 성명에서 "우리의 유일한 목적은 인가된 정보기관과 사법당국이 테러 및 범죄와 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우리 기술은 인권운동가와 언론인을 겨냥해 사용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최근 수년간 NSO 그룹에 대해 경고음을 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NSO 그룹이 표면적으로 각국 정부의 대테러활동을 돕는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감시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비영리기관 '시티즌 랩'의 존 스콧 레일턴 수석연구원은 "NSO는 자사 서비스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줄곧 부인해왔다"며 "페이스북의 이번 소송은 NSO가 쌓아올린 무책임한 환상의 비누거품을 터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보보안업체 NSO그룹 전경[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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